공원전체
세계에서 유일한화장실문화 전시관인 수원의 '해우재'. 사진은 왼쪽부터 변기모양의 전망대, 어린이 체험관, 화장실문화공원. /아이클릭아트·해우재 홈페이지해우재 제공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 회장 기증
市 화장실테마공원으로 확대 운영
전시·체험·교육 문화센터도 개관
불결한 장소 편견 깨고 의미 알려
'전염병 노출 예방' 캠페인도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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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문화의 메카, 해우재

해우재는 변기모양의 특이한 외관 뿐만 아니라 집안의 한 가운데 화장실을 배치해 생활의 중심으로 이끌어 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 화장실은 일상 생활공간에서 가장 후미진 곳에 배치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해우재의 중앙화장실은 전면유리를 통해 정원을 감상하거나 홀로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기존의 통념을 뒤집었다. 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용변을 볼 때 스위치 조작으로 전면유리가 불투명유리로 변하면서 외부와 차단되게 한다.

또 해우재 1층의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은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화장실 문화와 관련된 국내·외 화장실 자료와 세계화장실협회, 한국화장실협회 등 화장실 관련 단체에서 제공한 역사적 유물과 동영상 등의 자료가 전시된다. 또 2층에는 화장실과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획전시실이 위치해있다.

■ 세계 최초의 화장실테마공원

수원시는 심 회장으로부터 기증받은 해우재를 세계 유일한 화장실테마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2010년에는 해우재를 화장실문화전시관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2년에는 화장실문화공원을 건립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해우재 맞은편에 전시와 체험,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해우재 문화센터를 개관했다.

화장실문화공원은 과거 삼국시대 당시 백제와 신라가 사용하던 변기와 화장실부터 조선시대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까지 우리나라의 변기와 화장실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형이 설치돼 있다.

공원에는 신라시대 귀족 여인들이 사용했던 수세식 변기인 노둣돌과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인 백제 왕궁리 화장실 모형이 있다. 또 공원 곳곳에는 불과 최근까지 가정집에서 사용된 요강으로 장식돼 있다. 또 화산석으로 지어지고 돼지를 통해 인분을 처리하는 제주도 전통 화장실 등 지역별 특색있는 화장실들이 전시돼 있다.

■ 체험이 있는 해우재 문화센터

해우재 문화센터 1층에는 화장실과 자료실, 휴게공간이 위치하고, 2층에는 어린이 체험관, 3층에는 세계화장실협회 사무실과 세미나실, 옥상에는 해우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2층의 어린이 체험관은 똥과 오줌의 정의를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인체의 소화기관과 배설기관 원리를 해우재 만의 독특한 방식인 뿡뿡 방귀의자와 뿌글뿌글 똥 제조기 등의 체험을 통해 알려준다. 또 영상을 통해 똥이 거름이 되면서 귀한 자원이 된다는 똥의 순환 이야기를 과거 인분을 나르던 도구들과 함께 살펴보면서 화장실 이야기를 설명하고, 아이들이 직접 화장실 예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 화장실문화운동의 선구자 심재덕

화장실문화운동이 1990년대 후반 수원에서 시작돼 전세계의 인류 문화운동으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었던 중심에는 미스터 토일렛(Mr. Toilet) 심재덕 초대회장이 있었다.

심 회장은 화장실이 불결한 장소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생활공간임을 알리고 사람을 살리는 장소라는 것을 세계인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우재를 계획했다. 배설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해우재의 역할이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 40%는 화장실 없이 살아가면서 전염병에 노출되고 식수가 오염되면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이처럼 질병과 건강, 빈곤문제와 화장실은 깊은 관련성을 지닌다. 해우재는 이를 극복하고자 전세계의 화장실을 설계하고 개선하면서 지구촌 화장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대현·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