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한지 4개월안돼 선수는 고작 11명
시 협회 지원금·학부모 후원금 '빠듯'
주말에 주차장 훈련 구장 없어 아쉬움
두번째 도전만에 환호 "목표는 우승"
"창단한 지 4개월이 채 안 됐고 선수는 11명, 전용구장은 물론 피칭 머신 하나 없지만,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입니다."
김정열(31) 감독이 이끄는 '의왕시리틀야구단'(단장·기길운 의왕시의회 의장)은 지난 4월 17일 창단한 신생팀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전국 180여개 팀을 제치는 '꼴찌의 반란'을 꿈꿀 수 있는 배경은 '지역사회의 열정'과 '아이들의 능력'이다.
의왕시리틀야구는 지난 2009년부터 취미 활동 형태로 존재해왔다. 김 감독은 이런 의왕시리틀야구를 지난해 5월 맡아 1년여의 준비 끝에 '팀'을 구성했다. 그는 "의왕시에도 리틀야구단이 있어야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컸고, 의왕시야구협회 등이 앞장선 끝에 리틀야구단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수원북중학교 코치였던 김 감독도 의왕시 부곡초·부곡중에서 선수를 했던 터라 지역사회의 부름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시 야구협회의 지원금과 학부모들의 후원금으로 빠듯이 운영되지만 리틀야구를 통해 의왕시를 널리 알린다는 자부심과 열정 하나만은 그 어느 팀보다 앞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아이들의 '능력'은 마치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의왕시리틀야구단'은 창단 3개월여만인 지난달 10일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주최하는 정식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남양주 야구장에서 열린 '남양주시리틀야구단'과의 경기에서 0대 8로 완패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3일 이후인 지난달 23일 경주시에서 열린 'U12전국유소년야구대회'는 달랐다. '태안군리틀야구단'과 맞붙어 1회에 2점을 내줬지만 끈질긴 승부 끝에 6대 3으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두 번째 도전 만에 첫 승을 올리자 한 학부모는 의왕시청 홈페이지에 "새로운 유니폼이 아직도 낯선, 코치님도 없이 감독님 혼자 고군분투하고, 선수 10명을 맞추기도 힘든 햇병아리 팀…정말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김 감독은 "첫 승을 올리던 날 학부모, 아이들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조촐한 파티를 했다"고 웃어보였다.
김 감독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전용구장 부재'를 꼽았다. 그는 "아이들 학습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5번, 평일은 오후, 주말은 오전에 훈련하는데 성인야구장에서 한다"며 "그나마 주말은 동호인들이 차지해 하늘쉼터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선수가 의왕시에서 탄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고 힘을 줬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