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7)이 쓸쓸한 귀국길에 오른다.
박태환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24의 저조한 기록으로 공동 32위에 머물러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은 리우 대회에서 3경기째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는 이미 주 종목인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0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200m에선 예선에서 29위라는 수모를 당한 채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자유형 400m와 200m는 박태환이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딴 종목이다.
그는 남은 자유형 1천500m 출전 여부를 고민하다가 코치진과 상의 끝에 결국 불참하기로 했다.
박태환은 11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박태환의 부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한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 이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놓고 벌인 대한체육회와 갈등 등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 기간 다른 나라 선수들은 4년을 착실히 준비했다.
그럼에도 박태환은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그는 징계 기간 마땅한 훈련장조차 구하지 못했고, 올림픽 준비를 위해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것도 자격 정지가 풀린 지난 3월이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훈련하는 등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편안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달 8일 리우행이 확정됐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2년 동안 변변한 국제대회 한 번 치르지 못한 박태환이었기에 무리가 있었다.
실전이라고는 지난 4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동아수영대회, 호주 전지훈련 중이던 7월 초 참가한 호주그랑프리 오픈이 전부였을 정도로 냉혹했다.
수영 전문가들은 박태환의 부진은 훈련량이 감소된 데에 따른 것으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박태환의 시계가 멈춰있는 동안 세계 수영계는 대변혁이 일어났다. 기존 선수는 물론 신예 선수들이 갑자기 등장했고, 박태환은 이에 대한 분석도 하지 못했다.
4년 뒤를 다시 노리는 박태환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