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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장혜진이 금메달에 입맞춤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악바리 선수' 장혜진(29·LH)이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신궁 계보'를 이어갔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흐를 세트점수 6-2(27-26 26-28 27-26 29-27)로 물리쳤다.

한국 여자 양궁은 지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은메달에 머물렀던 2008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 여궁사들의 신궁 계보는 서향순을 시작으로 김수녕(1988 서울 올림픽)-조윤정(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김경욱(1996 애틀랜타 올림픽)-윤미진(2000 시드니 올림픽)-박성현(2004 아테네 올림픽)-기보배(2012 런던올림픽)로 이어진 뒤 이제 장혜진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당초 여자 대표팀은 세계 랭킹 1위 최미선(20·광주여대)이나 런던올림픽 2관왕인 기보배(28·광주시청)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었다. 그러나 최미선은 개인전 8강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에게 0-6으로 지면서 무너졌다.

장혜진은 우리 선수끼리 겨룬 4강에서 기보배를 무너트린 뒤 결승에서도 리사 운루흐(독일)를 세트 점수 6-2로 물리치고 감격의 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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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짱콩' 장혜진이 우승하면서 대한민국 여자양궁은 다시 '지존의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서향순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사진은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들. 왼쪽부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서향순, 1988 서울 올림픽 김수녕,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조윤정,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김경욱,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윤미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박성현,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보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장혜진. /연합뉴스

장혜진은 27세였던 2014년에야 월드컵 대회에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딸 정도로 늦게서야 이름을 알렸고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올림픽 대표 후보 선수 4명에 포함됐지만 분루를 삼켰던 장혜진은 4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선발전에서 막차를 탄 뒤 기어코 올림픽 개인전 우승도 이끌어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리우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출전 선수들을 동행한 뒤 연습장에서 몰래 훈련하는 등 올림픽 꿈을 키워왔다.

장혜진은 항상 자신의 별명을 적은 작은 글씨판 고리를 달고 시합에 나선다. 그의 별명은 '짱콩'이다. 키가 작은 '땅콩' 중에 '짱'이 되자는 의미다.

또 활시위를 당기기 전 빌립보서 4장 13절('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을 되뇐다고 소개했던 장혜진은 금메달을 확정한 후에도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