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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협회 동두천시지부 회원들이 지난 7월 시민회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문화활동에서 민요를 공연했다.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시지부 제공

평균나이 65세 국악즐기는 노년
10년째 소외층에 재능기부 공연
배움은 더뎌도 화합무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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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취미생활로 시작한 국악, 이웃을 즐겁게 하니 우리 마음도 행복해집니다."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시지부(지부장·홍재우) 회원들은 노년이 즐겁다. 매일 2시간씩 배워온 악기며 소리로 공연을 접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65세.

일신의 건강을 챙기기 바쁜 나이에 지부 회원들은 월 4~5회, 회비를 갹출하며 노인정, 요양원, 장애인복지관,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마련한 행사를 찾아 재능나눔을 하고 있는 것. 전문가가 아니라 취미로 시작한 음악이라 무대 크기와 상관없이 관객 앞에만 서면 떨리지만, 그 재미로 매일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홍재우(70) 지부장은 "다들 나이가 적지 않아 연습이 늘어지고 배움이 더딜 수도 있지만 그만큼 마음이 여유있어 화합은 우리 지부만의 장기"라고 추어올렸다. 주 구성원인 50대 이상 여성 회원들이 마실 나오듯 싸들고 온 간식 보따리가 벌어지면 너도나도 웃음보따리를 풀어헤치며 얘기 꽃을 피운다.

당연히 연습이 즐겁고 공연은 힘차다. 비록 30여 분 정도로 짧은 공연이지만 서로 소통하며 '시민을 섬기자'는 공연 기본자세를 공유하고 있다. 홍 지부장은 "아무리 재능기부라도 이웃에게 소리기쁨을 전해주기 위해 매월 월례회도 열며 지난 행사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고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원들도 열성적이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20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신년(62·여) 민요분과위원장은 봉사활동 계획이 세워지면 생업에 종사하다가도 발길을 돌려 '모범생'이라는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김성임(53·여)씨는 경기민요학원을 운영하는 전문 소리꾼이지만 이윤을 바라기보다 재능을 나누며 회원들의 품앗이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무대연출부터 안무·소리까지 도맡고 있다.

회원들에게 트로트를 가르쳐주는 장영애(65·여) 회원은 "우리는 겨우 전통 명맥만 남은 국악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며 "전통을 '즐긴다'는 자부심과 이웃을 '돕는다'는 기쁨이 이곳에 함께 넘친다"고 자랑했다.

홍 지부장은 "국악의 주인인 회원들이 '주인 정신' 하나로 똘똘 뭉쳤다"며 "우리의 '흥 나눔'이 세상살이에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