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으로 먼저 떠난 아내가 해오던 일
딸이 이어받고 아들도 도와 전국 입소문
장날이면 20~30분 줄 서야 맛 볼 수 있어
그는 30년의 세월을 오로지 장터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먹고 살았다. 1남 1녀를 두었고, 반평생을 함께 한 아내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뒤로 했다.
아내가 하던 붕어빵 장사를 딸이 이어받았고 아들도 이를 돕고있어서 김씨네는 온가족이 붕어빵 장수로 유명하다. 장날이 아니어도 송북시장에서 붕어빵을 팔지만, 장날에 김씨네 붕어빵을 먹으려면 20~30분씩 줄을 서야 할 때도 있다.
김 씨네 붕어빵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알려졌다. 아침 8시 30분부터 장사를 시작하면 반죽이 없어질 때까지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붕어빵을 구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장날에는 아예 점심 먹을 생각을 안 하고 대신에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신다고 한다. 그나마도 단골손님들이 막걸리를 사다 주면 일하면서 한 잔씩 마시는 게 전부다.
김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붕어빵 장수로서 가진 원칙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손님들에게 깨끗한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그는 "먹는 음식은 청결이 우선이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작업 장갑을 새 것으로 바꿔 끼면서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장인정신으로 30년간 만들어 온 김씨의 붕어빵은 맛도 최고, 청결함도 최고다. 그가 붕어빵을 굽고 있는 기계는 두꺼운 강철로 만들어졌고, 10개를 동시에 구울 수 있다. 그의 아들에게까지 물려줄 만큼 단단하다. 김 씨는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반죽도 할 줄 알고 장사도 잘 하고 대견하다"고 한마디 덧붙였다.
이 시대에 필요한 직업정신이 바로 장인정신이다. 또한 부모의 업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음가짐은 이 시대에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닌가. 붕어빵 하나로 사람들을 모으고 그 맛으로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장터 사람들. 대한민국 최고의 맛으로 붕어빵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해주는 김준영 씨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수길 다큐멘터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