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3101001998400100461
제주Utd와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인천Utd와 김도훈 전 감독. /인천Utd 제공·연합뉴스

최하위 강등 위기에 '극약 처방'
이기형 수석코치 감독대행 체제
선수층 얇고 잦은 출장 체력방전
2주 휴식·전역복귀 한숨 돌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31일 인천 구단에 따르면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과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도훈 감독과 결별했다. 김 감독이 떠난 자리는 이기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체제로 메우게 된다.

스플릿 리그를 포함해 10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인천이 감독 경질이라는 처방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최하위인 12위는 K리그 챌린지(2부)로 곧바로 강등되고, 11위는 챌린지 2위 팀과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승리하면 남고, 지면 강등되는 형태다.

이번 감독 경질은 최하위(5승 9무 14패, 승점 24) 인천이 잔류를 위한 희망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인천은 올 시즌 최대위기에 빠졌다. 최근 4연패 포함 7연속 무승(2무5패)의 부진을 겪으며 2개월여 만에 최하위로 떨어진 것이다.

승리가 없던 7경기에서 득점은 6에 불과했는데 실점은 14나 됐다. 최근 2경기에서는 득점이 아예 없었다. 부진의 시작이 지난달 하순부터였고, 8월에는 연패가 이어졌다.

인천은 올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 선수가 10명으로 클래식에서 가장 많다. 동시에 '베트남데이'에서 1경기를 뛴 게 유일한 쯔엉 등 올시즌 1군서 3경기 이하로 출전한 '잉여전력'이 6명이다. 특정 선수들이 계속 출전하다 보니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천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팬중 다수는 쓰는 선수만 쓰고, 일관된 전술만 고집하는 김도훈 감독을 성토하고, 퇴진까지 요구해 왔다.

이번 주는 A매치 휴식기여서 경기가 없다. 다음 경기 일정은 오는 10일 FC서울과 29라운드 홈경기다.

감독 경질로 가닥을 잡은 인천 프런트는 발빠르게 실행했다. 하루라도 빨리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고, 이기형 감독대행에겐 다음 경기를 준비할 여유를 준 것이다.

여기에 수비자원들이 복귀한다. 오는 3일 수비수 배승진과 안재준이 경찰청을 전역해 인천으로 돌아온다. 측면 수비수인 최종환과 골키퍼 윤평국도 14일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해 복귀한다. 선 수비 후 역습을 앞세우는 인천으로선 수비 자원들의 복귀가 반갑다.

특히 배승진과 안재준·최종환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했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으로 부족함이 없다.

인천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 현재의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강등은 규정 사실이라는 견해가 팽배했다"면서 "감독 경질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 다 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절반의 확률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것보다 뭐라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은 김석현 전 부단장을 현재 공석인 단장대행으로 임명했으며, 인천시 조동암 정무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도 가동키로 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