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매체시대 진입 '첫 흑백TV'
요즘 화폐가치로 200만원 '고가'
'전자통신 발달 중요 역할' 이유
2013년 8월, 문화재로 이름올려
일반인들의 상식선 안에서 문화유산은 '문화재보호법' 제2조 제1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모든 것을 문화유산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당초 근대 건조물의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등록문화재 제도의 범위도 넓어져 왔다.
1999년 은밀하게 진행된 국도극장 철거 공사를 시발점으로 사회 각계에서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이에 2001년 7월 등록 제도가 도입되었고, 이 당시에는 그 대상이 근대 건조물에 한정되었다. 어찌되었건 등록문화재제도의 도입을 통해 '근대 건조물=식민잔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게 된다.
2005년 7월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통해 등록문화재의 대상을 건조물과 시설물 중심에서 지정문화재로 보호하기 어려운 동산문화재(動産文化財)까지 확장한다.
하지만 이 당시까지는 현대 산업사의 산물을 문화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3년 8월 LG 인화원(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소재)에서 소장하고 있는 '금성 텔레비전 VD-191'이 당당하게 등록문화재 제561-1호로 등록된다.
이 텔레비전은 1966년 금성사에서 제조한 우리나라 최초의 흑백 텔레비전이다. 화면 크기는 19인치이며, 12개의 진공관으로 능동회로를 구성하여 증폭·검파·동기분리·음성 및 영상신호 증폭 등의 기능을 가졌다.
수동으로 채널을 선택하는 기계식 튜너를 사용하였고, 콘크라스트 조정 단자와 볼륨 조정 단자가 앞부분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제품에 따라 받침다리를 설치하여 고급 가구의 이미지를 부여하기도 했다. 당시로서는 초호화 가전제품이었다.
금성사(현재 LG 전자)가 1968년 11월 동아일보에 낸 광고에 따르면 텔레비전 VD-191을 5개월 혹은 10개월 월부로 구입할 수 있었다.
5개월 월부로 구입할 시에는 당시 가격으로 7만345원이었고, 10개월 월부일 시에는 7만3천15원이었다. 1968년 7만3천원이 요즘 화폐 가치로 200만원 가까이 되니 그 당시 이 제품이 얼마나 고가의 제품이었는지 짐작이 가며, 또한 당시의 전자통신 기술이 집약된 전자제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텔레비전 VD-191의 문화재 등록 사유로 전자통신 기술과 산업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산업 디자인의 역사적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점을 들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영상매체 시대로 진입하게 한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한다.
텔레비전 VD-191의 문화재 등록의 의미는 첫 번째 현대적 산업유산이 문화재로서의 지위를 받았다는 것과 두 번째 현대의 동산유물이 문화재의 범주에 포함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번외의 의미로 50·60대에게 그 당시로 추억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유산이 반영구적으로 보존될 수 있다는데 있다.
아쉽게도 텔레비전 VD-191가 소장되어 있는 LG 인화원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지 않다.
이곳에는 '금성 라디오 A-501(등록문화재 제559-1호)', '금성 냉장고 GR-120(등록문화재 제560호)', '금성 세탁기 WP-181(등록문화재 제562호)' 등 다수의 산업유산을 소장하고 있어 그 아쉬움이 더하다.
가능하다면 LG 인화원의 전시공간이라도 시민들에게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우리나라 산업 발전사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