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책이란 말은 도시에서나 들어맞는다. 엄밀히 말해 섬에서는 '노후'란 게 있지를 않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늙은이는 늙은이대로 일을 해야 한다. 손을 쓰지 않고서는 생계를 이을 수 없는 곳이 섬이다. 겨울이라고 다르지 않다. 굴까는 기구인 '좨'를 들고, 굴 담을 바구니를 메고 가는 섬 할머니 둘. 할머니들은 어제도 그제도 그 길을 오갔다. 그렇게 평생을 살았다. 지금은 뭍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그 걸음으로 키워냈다. 갯바위 겨울바람은 유난히 시리다. 그 찬 바람을 이겨내며 바다와 맞닿은 섬의 둘레, '갯티'를 지켜왔다. 덕적군도가 고향인 시인은 잘 안다. 할머니들이 늙어가면서 섬의 생계 줍는 아침도 자꾸만 희미해져 간다는 것을. 섬의 생계가 살얼음판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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