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샘물의원서 말기암 환자들 돌봐
매달 70여명 임종 친절·미소 잊지않아
친구·후배등 18명 동참 동아리 결성도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하지만 어른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 호스피스(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곳) 병원에서 3년여간 봉사활동을 해온 고등학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성남서고등학교 석민규(19) 군은 매주 주말마다 용인시에 위치한 호스피스 병원인 샘물의원에서 암 말기환자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달 70여명의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는,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고3인 석 군은 밝은 미소와 친절한 봉사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석 군은 "어머니의 권유로 병원을 찾을 때만해도 어두운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막상 만난 환우들은 밝은 표정이었다"며 "편견을 가진 것에 대해 반성하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던 할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석 군은 "직감적으로 임종이 다가옴을 느껴 더욱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지만 무뚝뚝하게만 계셨는데 마지막에 '가지말라'고 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다 표현하지 못해도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석 군은 호스피스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친구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호스피스 동아리를 만들어 현재 18명의 동아리 소속 친구, 후배들과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최근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제18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봉사라곤 하지만, 사실 하다보니 많은 것을 배웠다"는 석 군은 "죽음이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하루하루 뜻깊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인생의 가치를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또 "봉사활동은 '부메랑' 같다고 생각한다. 잘 던진 부메랑만 되돌아오는 것처럼 진심이 담기지 않은 봉사활동은 어떠한 보람도 되돌아오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과 진심이 담긴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석 군은 앞으로 자신의 특기인 중국어 능력을 살려 대학과 직장에서도 봉사활동 동아리를 꾸려 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고3이란 특별한 인생의 시기에도 굴하지 않고 봉사하는 인생을 꿈꾸는 석 군이 꾸며갈 세상은 훈훈할 것 같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