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밝은 표정의 이억수-김미순
2016 리우 패럴림픽 양궁 혼성컴파운드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억수(왼쪽)와 김미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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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양궁의 베테랑 이억수(51)·김미순(46)이 2016 리우 패럴림픽 양궁 컴파운드 혼성 종목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이억수·김미순 조는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컴파운드 혼성 동메달 결정전에서 터키 뷜렌트 코르크마즈·한단 비로글루 조를 138-128로 꺾고 3위에 올랐다.

이억수와 김미순은 젊은 나이에 큰 고난을 겪었다. 이억수는 1986년 특전사에서 하사로 복무하던 중 훈련을 하다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김미순은 12살 때 '고관절 괴사'라는 질병에 걸렸다. 이억수는 사고 이후 걷지 못했고, 김미순은 인공관절 삽입 수술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인생의 첫 번째 시련을 스포츠로 이겨냈다. 이억수는 활을 들었고, 김미순은 탁구 라켓을 잡았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삶의 희망이자 목표'였다. 아울러 세상과의 소통 고리였다.

두 선수는 장애인 스포츠로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이억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 1996년 애틀랜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미순도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탁구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억수는 마치 야구에서의 스티브블래스 증후군(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현상)처럼 화살을 제대로 쏘지 못했다. 부담감이 심해져 트라우마에 걸린 것이다. 김미순도 관절의 통증이 심해져 탁구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시 한 번 도전했다. 이억수는 마흔 살 때인 2005년에 주 종목을 리커브에서 컴파운드로 바꿨다. 리커브는 일반 활, 컴파운드는 날개에 도르래가 있는 활을 사용하는 종목이다.

김미순은 탁구에서 양궁으로 전향했다. 결국 이억수는 7회 연속 패럴림픽 출전 기록을 이어가는 한편, 컴파운드에서 생애 첫 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미순은 첫 패럴림픽 출전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보치아에서 은메달 1개, 양궁과 탁구에서 동메달 1개씩을 추가해 총 금 3개, 은 5개, 동 8개로 종합순위 16위를 달리고 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