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쏠까, 국민 마음 사로잡을 '한 방'
여야 대권주자 분석.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반기문, 여론조사 지지율 최상위
김무성 '특유의 카리스마' 승부수
유승민, 정책 전문성·일관성 강점
남경필 친화력·오세훈 인지도 ↑


내년 12월20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상처받고 피폐해진 민심을 어루만져줄 인물이 누가 될 지 관심이다. 이에 여야 정치권은 4·13 총선 이후 14개월 남은 대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야는 대세론 등의 예견된 대선후보 선출은 자칫 손쉬운 패배를 불러올수 있어 경선 등의 방식을 통해 전국의 관심과 인지도를 끌어 올린 뒤 본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의도 여야 의원 및 보좌진들이 생각하는 내년도 대선에 뛸 인물과 그 평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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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을 대통령 후보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도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대구에서 패해 안타깝게도 세(勢)의 재확보가 우선시 되는 상황이다.

우선 자타공인 유력 후보는 반기문 사무총장이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는 그는, 여야가 인정하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내년 1월 반 총장이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지만 이미 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친박(친 박근혜)계에서는 앞다퉈 그를 만나 영입을 타진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 총장이 귀국하게 되면 친박계와 충청포럼 등이 그의 행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출마 결심을 내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현재 야권 대권 주자들은 통합과 연대 없이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여 가장 안전하게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와 관련, 반 총장의 팬클럽인 '반(潘)딧불이'는 오는 11월10일 창립총회를 통해 본격적 활동에 돌입한다.

김무성 전 대표도 유력 여권 주자다. 정치의 단맛·쓴맛을 다 아는 그다.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으며 친화력도 갖고 있다. 게다가 오랜 정치 경력과 김 전 대표 특유의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이며 리더십을 발휘한다.

4·13 공천 파동에선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미적지근하게 전쟁을 치러 결국 패해 대표직을 물러났다. 이에 일각에선 배짱이, 뒷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국회에서 '격차해소 경제교실'이라는 공부모임을 구성했다. 사실상 대선 준비용 정책 캠프 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정책적 전문성과 일관성이 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과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을 당시에도 그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으며, 야당과도 대화와 논의를 통해 타협의 정치를 폈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에도 단호하게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새로운 여권의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강연 정치'를 통해 비전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 출신 세 번째 대통령 출현에 대한 다른 지역의 시기와 질타가 그를 가로막을 수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젊은 데다 높은 친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유연성과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경기도 수장으로서 여소야대의 경기도의회와 연정을 통해 연정부지사를 임명하고 예산권 또한 공동으로 논의키로 했다. 쉽게 놓을 수 없는 카드를 그는 과감히 연정, 그리고 협치를 위해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드라마 같은 '스토리 텔링'이 다소 부족하다. 여기에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소위 '금수저', '압구정 오렌지'와 같은 이미지도 떨쳐내야 한다. 경기지사이기 때문에 원외라는 약점도 갖고 있어 대선을 앞두고 치를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윤여준 전 장관은 올해 초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지무크(G-MOOC)' 추진단장을 맡아 남 지사의 비전에 대한 정책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높은 인지도와 개혁적 이미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 다음의 높은 순위에 자리한 것 또한 좋은 이미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놓고 투표를 해 결국 섣부르게 시장직을 내놓은 게 가장 큰 오점이다. 여기에 4·13 총선 패배와 8·9 전당대회 비박 지원 실패 등도 아쉽다.

문재인, 야권 내 1위 탄탄한 세력
안철수, 국민의당서 '외로운 싸움'
손학규의 다음 행선지 '이목 집중'
안희정·박원순·김부겸도 野 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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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하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우선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계 등 탄탄한 세력을 보유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내 1위 주자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일전으로 인해 좀 처럼 실수를 하지 않고 차기 대선을 치를 것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득표율은 무려 48.0%였다.

하지만 그 자신은 외연 확대의 절박감을 갖고 있으면서 핵심 지지층의 정책 노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아울러 당 대표 시절 나타난 정치력 부재와 소통 장애 등도 문제점으로 꼽히지만, 유력 대권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신이 담긴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어 대통령이 됐을 경우 어떠한 행정력을 발휘할 지 예측할 수 없다. 최근 그는 기존 '담쟁이 포럼'에 더해 새로운 싱크탱크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한 뒤 국민의당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진정한 리더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독자노선을 선택하고 더민주와는 다른 색깔로 정부를 압박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됐다. 의대를 나와 IT 기업 대표, 국회의원 등 일반인이 결코 할 수 없는, 희망의 직업을 그는 모두 섭렵했다.

그러나 세력이 부족하다. 그의 정치 행보 중 절반 이상은 더민주에서 쌓아 올린 것이다. 최근 그는 지난 2012년 대선 '진심캠프' 멤버들의 지원과 동시에 온라인 상에서는 '안철수의 미래혁명'이라는 제목의 개인 방송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속 사회 변화와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제시, 정책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을 대변하는 정치인, 시장'이라는 이미지다.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노선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정책을 편다. 그러나 현실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그는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는 평가다. 여의도 일각은 그를 기초단체장인 구청장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를 대체할 수 있는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게 박 시장이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를 질타하고 각종 사건·사고에 즉각 대처하는 박 시장을 지지하는 여론에 힘입어 박 시장의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그는 최근 '희망새물결'이라는 대선용 싱크탱크를 구성중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강점은 기억력과 배려, 경륜이다.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경력이 뒷받침돼 대통령 자리에 오를 경우 일을 가장 잘 할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

또한 사람을 잘 기억해 명함을 쉽게 다시 주고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약점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더민주로 갔다는 것이다. 탈당 전력을 갖고 있는 그는 안 전 대표 등이 제3지대론을 제안하지만 명분 없이 쉽게 당적을 옮길 수 없다.

김부겸 의원의 강점은 인간적이고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넉살 좋은 그를 좋아한다. 하지만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태도로 인해 지적을 받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도전과 희생'이라는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다. 이 점이 확실한 강점이나 약점은 대중적 지지도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경기·인천·서울의 단체장이 아니기에 중앙정치에서 다소 거리가 있어 당장은 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올 수 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