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타파 2년째 운영
월요일 年 40회 수업 '재능 기부'
어린이 토익 1등급 5명 배출도
전교생 34명 가운데 9명은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학교 교실에서 영어로 말하고 듣고, 영자신문을 본다.
이 학교 임재일(37) 교사가 2년째 운영하고 있는 열린 마을 공부방에서다.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임 교사는 소규모 농촌지역 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영어교육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 하반기 야학을 개설했다. 연간 40회의 수업이 두 번 돌아왔다.
그새 백봉초 학생들만 참여했던 초기와는 달리 인근 중학생들까지 수강하는 인기 강좌가 됐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가 어떤 영어교육을 받기를 원하는지 조사하고 이를 적극 반영해 만족도를 높인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임 교사의 수업은 어느새 인근 학교와 마을에 입소문이 퍼져 학교를 뛰어넘는 지역사회 상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야학은 매주 월요일 저녁 2시간씩 블록타임으로 운영되는데, 사이버 영어학습, 영어회화, 영영사전 활용 어휘학습, 영자신문 및 영문법 등 영어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이 학교 조지영(6학년) 학생은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계속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말문이 트였다"며 "영어가 쉬워지니 다른 과목들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야학이 운영된 지 2년이 지나면서 눈에 띄는 성과물이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국가 공인 어린이 토익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1급을 5명째 배출하기도 했다.
임재일 교사는 "시골 어린이들도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야학을 시작했다"면서 "다행히 학생들도 열심히 따라주고 지역사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여 보람도 있고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 교단에 서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늦은 나이에 경인교대를 나온 임 교사는 고려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등 교사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이진경 백봉초 교장은 "자신의 재능과 열정,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학교와 지역사회에 아낌없이 내놓고 있는 임재일 교사가 대견하고 고맙다"면서 "야학이 백봉초는 물론 지역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성원하겠다"고 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