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701001641000080551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선수단 내부 잡음 등 우여곡절 끝에 2년 연속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권을 비롯 신인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였고, 독특한 마케팅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은 투수 주권과 엄상백(왼쪽 위), 심우준의 경기 모습과 야구장 응원 모습. /kt위즈 제공·연합뉴스

4월 작년과 다른 출발 보였지만
외국용병 줄부상 특권활용 못해
그라운드밖 잡음도 끊이지 않아

주권 완봉승 등 영건 성장 기대감
'즐거운 응원' 누적관중기록 경신


2016092701001641000080552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우여곡절 끝에 2016시즌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kt는 26일까지 51승 2무 83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인 10위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삼성이 두산을 꺾으면서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최하위를 확정 짓게 됐다.

kt는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발을 내딘 2년 차 신생구단이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아픔을 발판 삼아 올 시즌 초 당찬 각오를 내비쳤지만, 탈꼴찌는 역부족이었다. 4월 1일 개막한 2016 KBO리그에서 kt의 첫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4월 한 달 동안 12승 13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 조금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5월 들면서 7승 2무 15패로 뒤처지기 시작했다. 6∼7월 19승 25패로 선방했지만 8월엔 6승 17패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kt는 8월 4∼13일까지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아직 7경기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kt는 지난해(52승 1무 91패) 보다 높은 승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2년 연속 최하위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선수들의 줄부상과…올해도 터졌던 잡음

kt는 올 시즌까지 외국 선수를 최대 4명까지 활용할 수 있는 특권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용병을 투수 2명과 타자 2명으로 운영했던 kt는 올해에는 투수 3명과 타자 1명으로 활용했다. 밴와트, 슈가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가 1∼3선발에서 활약할 것을 기대했고, 지난해부터 타선을 이끌었던 마르테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4명의 외국인 선수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밴와트 1명 뿐이다. 마리몬은 6월 팔꿈치 부상으로, 피노는 4월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 조쉬 로위, 피어밴드와 교체됐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중심타자로서 성실하게 제 역할을 해왔던 마르테 마저 8월 허리디스크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에 시즌 초반 유한준이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재활에 몰두하는 등 국내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졌다.

선수단 내 크고 작은 사고도 있었다. 지난해 kt는 주전 포수 장성우 사태로 리그 중심에 섰었다. 하지만 잡음은 올해도 계속됐다. 시즌 초 오정복의 음주 운전 사건이 터졌고 김상현은 공연음란죄 혐의로 임의 탈퇴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희망은 있다…영건들의 성장


어려움 속에서도 kt는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였다. 우선 주권의 성장은 kt 팬들을 기분 좋게 했다. 주권은 5월 2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4안타 만을 허용하며 무사사구 완봉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 주권은 지금까지 6승 7패를 달리고 있다.

또 엄상백, 고영표, 심재민, 김재윤, 조무근 등 신인급 선수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험을 쌓으면서 리그에 적응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심우준, 유민상, 남태혁, 김선민 등 야수들도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시즌 기대감을 갖게 했다. kt가 이대로 시즌을 마감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kt만의 독특한 마케팅…수원에 야구 응원 문화 정착


kt만의 마케팅은 '축구 도시'로 알려진 수원에 새로운 야구 응원 문화를 정착시켰다. 지난해 위잽과 다양한 먹거리로 팬들을 구장으로 이끌었던 kt는 올해에도 독특한 이벤트로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

가상현실(VR) 생중계 등 신기술을 야구장에 접목 시켰고, 지난해보다 강화된 워터페스티벌, 아줌마팬층 확보를 위한 위즈맘 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예다.

성적은 최하위였지만 kt는 지난해 대비 7%의 관중 증가 효과를 봤다. 23일 홈경기에서 누적 관중 65만55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누적 관중(64만5천465명)을 넘어선 kt는 25일엔 만원 관중을 마크, 시즌 3번째이자 창단 7번째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