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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길로 들어선 타인의 인생을 바로잡고 사회 구성원으로 설수 있도록 돕고 있는 김명환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장.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자립 지원 '기관-기업 네트워크' 첫구성
학업포기 청소년 새삶 동남아 봉사 나서
'패자 부활 기회' 진정한 교정 실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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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한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패자부활이 가능한 관용의 사회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잘못 들어선 인생길을 바로 잡도록 이바지한지 30년. 의정부 교정사의 산 증인, 김명환(63)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장은 1986년 우연한 기회에 고교 선배의 권유로 의정부교정위원으로 첫발을 디뎠다.

처음엔 서툴고 수동적이었다. 범죄를 지은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달라 일이 낯설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의 회차가 늘면서 주도적으로 이끌게 되고 위원회서도 솔선수범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조금씩 교정봉사의 가치에 눈을 뜨면서 재소자들이 달리 보였고 애정을 느끼게 됐다"며 "무엇보다 많은 재소자를 접하면서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일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난 1991년부터는 사무국장을 맡아 10년 동안 교정위원회를 이끌면서 교정봉사의 기틀을 다졌다. 이때 의정부교정위원회는 법무부로부터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출소자의 사회정착에 가장 필요한 생활안정을 위해 기업을 설득해 일자리를 마련하고 작지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창업도 도왔다.

김 위원장은 아예 출소자의 자립을 돕는 기관과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도 구성했다. 의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네트워크는 이제 시스템으로 정착돼 해마다 수십 명의 출소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의 '길잡이 인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무부 범죄예방과 보호관찰 봉사로 이어진다. 범죄예방위원회에서도 안살림을 맡으며 각종 봉사활동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또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회에서도 주로 청소년들을 인도하며 이들에게 새 삶의 의지를 심어주는 데 헌신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학업을 포기한 청소년에게는 보호관찰 중 꾸준한 멘토링을 통해 학업 의지를 북돋아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고 매년 정기적으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에는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동남아 빈곤국가의 어린이를 돕는 일에 나서는 놀라운 변화를 만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한 사람의 잘못을 평생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면 제2, 제3의 범죄를 짓도록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누군가 나서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기회를 줘서 다시 사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게 진정한 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