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화공장서 허드렛일부터 시작
日디자인학원·긴자서 '감' 배워
커피전문점 결합 청년창업 나서
고양시 일산 서구의 농협고양하나로클럽 안에 수제구두 판매장을 창업한 양준혁(31) 대표는 서울에서도 교육열 높기로 유명한 학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무엇이 됐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응원 덕분에 그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아버지가 평생 일군 서울 성수동 수제화 공장에 들어갔다. 양 대표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일을 익혔다.
구두제작 기술은 나중 문제고, 공장의 생리부터 배워야 했다. 2세 경영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었다. 장인이 되겠다는 목표로 선택한 인생이었다.
일이 손에 익을 무렵 그는 일본으로 떠나 구두디자인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을 나서면 긴자와 신주쿠 등지의 백화점, 다케시타거리 등지를 돌아다니며 일본 구두의 유려한 미적 표현을 눈에 담았다.
어느 날 개인이 운영하는 오래된 가게 앞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가 어떤 기법으로 구두를 만드는 건지 물었다. 하루가 멀다고 찾아오는 집념을 높이 산 장인은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열었다.
지난해 귀국한 양 대표는 아버지 일을 돕던 중 농협고양하나로클럽에서 점포임대사업자를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제구두매장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슈즈카페' 창업 아이디어를 신청,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채택돼 지난 8월 생애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 기업애로상담지원센터(센터장·김인배)는 청년창업 우수사례로 양 대표를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양 대표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저희 매장 제품은 수제화치고 가격이 많이 저렴해요. 색상과 재질, 모양과 액세서리 등을 손님이 원하는 대로 맞춰드릴 수 있다는 게 다른 매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인터뷰 내내 커피손님까지 아우르느라 분주히 오가던 청년 사업가는 "고객 한 분 한 분과 자세하게 의논을 해가며 하나부터 끝까지 세상 단 한 명만을 위해 만드는 구두, 진정한 의미의 수제화를 다루는 매장으로 가꾸고 싶다"는 꿈을 소개하며 수줍게 웃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