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획량 62% '최고 황금어장'
강원도 고성 거진항 일대서
명태 아가미 꿰기대회·낚시찍기
선상유람에 풍어제·불꽃놀이…
체험·문화행사 '놀거리' 풍성
북어국·찜 각종 요리 '먹는 재미'
수산물·젓갈 직거래장터도 '북적'
폭염이 지나간 가을바다에서 호젓한 백사장을 거닐고 싶을 때, 해안도로를 따라 느긋하게 달려보고 싶을 때 꼭 가고 싶은 곳. 배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항구, 시끌벅적한 흥정이 오가는 새벽 포구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아보고 싶을 땐 동해안 최북단 고성 거진항을 찾아 떠나자.
더욱이 고성 거진항에서는 저물어가는 10월을 아쉬워 하시는 분들을 위해 명태와 항포구 어촌문화체험 축제가 준비돼 있다.
국내에서 최고의 명태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는 고성. 어민들의 희망으로, 우리들의 먹거리로, 명태의 풍어와 안전 조업을 기원하는 축제의 한마당. 올해 제18회를 맞는 통일고성명태축제가 오는 10월 20~23일까지 펼쳐진다.
축제는 명태를 소재로 한 체험행사와 레저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흥과 맛의 추억을 더한다.
명태 낚시 찍기, 명태 아가미를 꿰는 관태대회, 명태할복대회, 얼음 속 황금명태 찾기, 명태 정량 달기, 명태 투호, 명태 OX게임, 명태구이 한마당, 인간 명태 걸기, 명태 탑 쌓기, 명태 요리 시식회 등 명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특히 얼음 속에 얼려둔 명태를 얼음을 쪼아내어 파낸 다음 명태 입속에 넣어둔 경품을 받아가는 가족 단위 게임인 황금 명태 찾기가 가장 인기 좋다. 일반 관광객의 호기심을 이끄는 맨손 활어잡기, 회정량 달기, 맨손 활어 옮기기와 양식한 감성돔을 풀어놓고 하는 낚시 체험, 수산물 경매 등 명태 이외 해산물을 소재 삼은 행사도 여러 가지가 열린다.
바닷가 어항 여행을 해본 이들은 한두 번 수산물 경매 현장을 보았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해할 수 없는 비밀스런 손동작이 재미있어 오래도록 지켜보곤 했던 그 수산물 경매를 직접 해보는 수산물 경매 행사도 연다. 맨손 활어 옮기기에서는 아무래도 산 문어를 맨손으로 옮기는 대회가 백미로 꼽히고 있다.
래프팅, 카약 무료체험과 오리배·카누 체험 등 다양한 레저체험과 관람객 편의를 위해 축제기간 동안 70인 탑승이 가능한 명태 행운열차도 즐길만 하다.
명태풍물장터는 각종 수산물, 건어물, 젓갈류를 비교적 싼 값에 사갈 수 있는 장터다. 고성 어민들은 도매로 넘기는 것보다 훨씬 비싼 값에 관광객들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한결 싸게 살 수 있는 직거래 장터여서 또한 연일 사람이 붐빈다.
그외 풍어제, 난타, 팔도각설이, 중국기예단, 사물놀이 공연, 어선 불꽃놀이, 청소년 댄스 공연, 명태얼음 조각경연대회 등 수십 가지 행사가 고성 군내 곳곳에서 열린다. 이중 가장 높은 인기를 끄는 것은 어선을 타고 저기 통일전망대 앞까지 약 1시간30분에 걸쳐 선상 유람을 하고 돌아오는 어선 무료 시승회다.
어선에 올라보는 것 자체가 독특한 체험이거니와 파도 치는 먼 바다로 1시간 이상 나가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 이 어선 무료 시승회장 앞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선다. 풍랑이 심한 날은 포구 내를 단 10분간이나마 한 바퀴 돌아준다.
도회지와 달리 완전한 암흑인 검은 바다 위 하늘을 배경 삼은 해상 불꽃놀이도 도시민들이 환호하는 행사 중 하나다. 매일 아침 행사장에서 관광객들 속풀이를 위해 5천원에 북어국도 판다. 고성산 명태해장국이나 명태찜에 소주한잔으로 차거운 기운과 답답했던 가슴이 속시원하게 풀리는 기쁨을 맛볼 수 잇는 곳이 바로 고성 명태축제장이다.
명태를 알고 축제장을 찾으면 더욱 정겨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명태는 냉수성 어종으로 명태의 서식에 알맞은 수온은 3∼4도, 회유성어종이다.
가을철 북태평양으로부터 남하해 9∼10월에는 함경도 연안에 이르고 계속 남하하여 11∼12월에 걸쳐 강원도연안 및 경북연안까지 회유한 후 산란을 마치고 2월 이후 수온 상승으로 다시 북상하며 남북 분단이 되기 전에는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잡혔다.
전국 명태 어획량중 62%를 고성군의 각 항구에서 차지하고 있어 명실공히 고성군이 제1의 명태고장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동해안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에 명태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돼 2015년 12월에는 육상에서 키운 명태치어 1만5천마리를 명태보호수면으로 지정된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인근 해역에 방류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명태 치어 방류는 동해바다에서 사라진 명태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첫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최근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르면 2018년부터 사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명태는 말 그대로 버릴게 하나도 없는 생선이다. 명태의 내장을 다 빼내어 깨끗이 씻어 냉동하고 건조시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햇볕에 말린다. 빼낸 창란, 명란, 아가미는 젓갈류로 담그고 곤지는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뒤 냉동실에 보관 해 두면서 찌개 및 볶음용으로 사용한다.
명태를 빠른 시일내에 말려 살이 딱딱한 상태가 된 것이 북어이고, 얼음물에 담가 눈 속에 찬바람을 맞으며 오랜 기간 말린 것으로 살이 부드럽고 노란 북어는 황태다.
모쪼록 다양한 행사와 체험 거리가 준비돼 있는 명태의 고장 고성으로 오셔서 좋은 추억을 쌓아 보길 바란다.
강원일보/이경웅기자 kwle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