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입는 김진욱 신임 kt위즈 감독
"막내구단 부탁해" 김준교 kt 스포츠단 사장이 18일 오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프로야구 수원 kt wiz 김진욱 신임 감독에게 kt 유니폼을 입히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인성, 육성, 근성을 통해서 감동을 주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선수 실책 범해도 책임 안 묻기로
"사회적 물의땐, 저한테 벌 줄 것"

구단 FA영입에 많은 투자 약속
"박경수는 좋은 리더" 주장 제의
'믹스커피 감동' 계약일화 소개도


"선수들이 망아지처럼 야구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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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수원 kt wiz 제2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진욱 감독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대 감독을 맡기로 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잘해낼 자신이 있다. 수원팬들과 함께 명문팀으로 거듭날 수 있게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준교 kt 스포츠단 사장과 임종택 kt wiz 단장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어떻게 kt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는지, 앞으로 kt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을 소신 있게 전했다.

■"믹스커피 한 잔에 확신이 들었다."

kt는 조범현 감독에 이어 김진욱 감독을 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구단은 김 감독과 계약 기간은 3년, 계약금 포함 총액 12억 원에 계약했다. 2013년 두산 베어스를 한국 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김 감독은 최근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2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어떻게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는지 질문에 그는 "처음 김준교 사장님과 면담을 하면서도 kt가 정말 잘 됐으면 했다. 사장님과 한 시간여를 얘기하면서 kt가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그 자리에서 쓴소리를 하고 싶었다. 창단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관심을 많이 가졌던 팀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호텔에서 사장, 단장님과 감독직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 사장님이 믹스 커피 한 잔을 들고 왔다"며 "호텔에선 믹스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 내가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장님이 직접 나가 믹스커피를 구해다 준 것"이라고 했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모습에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것을 보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내용이다. 그는 "저와 야구를 같이 하는 동안에는 선수들이 실책을 범하는 등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다만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부분은 철저하게 해 나가겠다.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제가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그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kt는 1군 무대에 올라온 이후 선수들이 구설에 종종 휘말렸다. SNS 파문과 아울러 음주운전, 공연음란 등 일련의 사건들이 kt 선수단을 따라다녔다.

김 감독은 이런 사건들을 의식한 듯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하게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야생마 같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마음껏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전력은 아직 부족하다."

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팀 전력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내년 시즌 코치, 선수단 구성에 대해 변화가 있을 것임을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인 전력은 아직 부족하다. 1·2군이 같이 성장해야 한다"며 "2군 육성도 잡아나갈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단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대해서 김 감독은 "그 부분에서도 사장님과 만나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단에서 많은 투자를 약속했다"며 "외부 영입이 우리 팀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수단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그는 "코치진도 헤어질 코치가 있고 같이 갈 코치가 있다. 며칠 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신생팀에 맞는 주장을 맡을 자신이 있으면 박경수에 주장직을 부탁하고 싶다."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이번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박경수에 질문을 받아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박경수는 김 감독에 "올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년에도 주장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두려움 없이 야구를 하자고 주문을 했었다.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와 닿은 것이 있다"고 솔직한 뜻을 전달했다.

이에 김 감독은 "확실하게 선수단에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망아지처럼 야구장에서 열심히,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며 "박경수 선수는 정말 좋은 선수이고 좋은 리더다. 신생팀다운 주장을 맡을 자신이 있다면 박경수에게 주장직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김진욱 감독 경력
1984~1993 쌍방울 레이더스·OB 베어스 선수
2006~2011두산 베어스 투수코치
2011~2013 두산 베어스 감독
2013~2016skySport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