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실책 범해도 책임 안 묻기로
"사회적 물의땐, 저한테 벌 줄 것"
구단 FA영입에 많은 투자 약속
"박경수는 좋은 리더" 주장 제의
'믹스커피 감동' 계약일화 소개도
"선수들이 망아지처럼 야구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하겠다."

김준교 kt 스포츠단 사장과 임종택 kt wiz 단장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어떻게 kt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는지, 앞으로 kt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을 소신 있게 전했다.
■"믹스커피 한 잔에 확신이 들었다."
kt는 조범현 감독에 이어 김진욱 감독을 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구단은 김 감독과 계약 기간은 3년, 계약금 포함 총액 12억 원에 계약했다. 2013년 두산 베어스를 한국 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김 감독은 최근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2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어떻게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는지 질문에 그는 "처음 김준교 사장님과 면담을 하면서도 kt가 정말 잘 됐으면 했다. 사장님과 한 시간여를 얘기하면서 kt가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그 자리에서 쓴소리를 하고 싶었다. 창단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관심을 많이 가졌던 팀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호텔에서 사장, 단장님과 감독직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 사장님이 믹스 커피 한 잔을 들고 왔다"며 "호텔에선 믹스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 내가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장님이 직접 나가 믹스커피를 구해다 준 것"이라고 했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모습에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것을 보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내용이다. 그는 "저와 야구를 같이 하는 동안에는 선수들이 실책을 범하는 등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다만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부분은 철저하게 해 나가겠다.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제가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그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kt는 1군 무대에 올라온 이후 선수들이 구설에 종종 휘말렸다. SNS 파문과 아울러 음주운전, 공연음란 등 일련의 사건들이 kt 선수단을 따라다녔다.
김 감독은 이런 사건들을 의식한 듯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하게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야생마 같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마음껏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전력은 아직 부족하다."
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팀 전력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내년 시즌 코치, 선수단 구성에 대해 변화가 있을 것임을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인 전력은 아직 부족하다. 1·2군이 같이 성장해야 한다"며 "2군 육성도 잡아나갈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단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대해서 김 감독은 "그 부분에서도 사장님과 만나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단에서 많은 투자를 약속했다"며 "외부 영입이 우리 팀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수단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그는 "코치진도 헤어질 코치가 있고 같이 갈 코치가 있다. 며칠 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신생팀에 맞는 주장을 맡을 자신이 있으면 박경수에 주장직을 부탁하고 싶다."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이번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박경수에 질문을 받아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박경수는 김 감독에 "올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년에도 주장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두려움 없이 야구를 하자고 주문을 했었다.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와 닿은 것이 있다"고 솔직한 뜻을 전달했다.
이에 김 감독은 "확실하게 선수단에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망아지처럼 야구장에서 열심히,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며 "박경수 선수는 정말 좋은 선수이고 좋은 리더다. 신생팀다운 주장을 맡을 자신이 있다면 박경수에게 주장직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김진욱 감독 경력
1984~1993 쌍방울 레이더스·OB 베어스 선수
2006~2011두산 베어스 투수코치
2011~2013 두산 베어스 감독
2013~2016skyS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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