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 2배 '광역상업시설'
5만명 지역에 들어서 무리수
상업용지 과다 PF사업 폐해

피해 커지자 LH "파산 검토"
서민 피눈물 외면 퇴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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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골칫덩이 상업시설 '동백 쥬네브'가 파산설로 출렁이고 있다. 최대 지분을 가진 LH가 국정감사에서 손실 최소화를 위해 파산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폭풍이다. 지난 2008년 준공된 쥬네브 상가는 공실률이 50%를 넘어서면서 밤이면 유령 건물로 변하는 상태다.

그 사이 상가투자자들은 줄 파산의 고통을 겪었고, 입주 상인들은 줄줄이 떠나 버렸다. 건축 연면적이 코엑스몰의 2배나 되는 공룡 상가 쥬네브의 참담한 현실과 상가주들의 아우성 그리고 대책은 없는 지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용인정)은 지난 5일 경기도에 대한 국감에서 용인 동백지구 쥬네브 시행자인 LH를 상대로 현황을 묻고 대책을 따졌다.

표 의원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용인 쥬네브가 대표적 사례로, 이곳은 10년째 미분양률이 50%가 넘고 분양받은 서민 중에는 자살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이 국감장에서 쥬네브를 거론한 건 단지 지역구 민원을 챙기자고 한 게 아니었다. 쥬네브의 한심한 운영실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 쥬네브 상가에 사무실을 마련하려다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상가 활성화차원에서 입주하려 했지만, 최대 지분을 가진 LH와 상가 관리단이 엇박자 반응을 보이면서 계약을 포기했다. 표 의원실 관계자는 "LH와 관리단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구분 등기자와 맞물리면서 입주를 못하게 됐다"며 "이 상태로는 쥬네브 상가 활성화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동백 쥬네브 PF 사업은 지난 2003년 동백택지지구 내에 주민편익시설을 조기에 갖추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동백지구사업 시행자인 LH는 포스코 건설 등과 컨소시엄으로 SPC(특수목적법인) (주)쥬네브를 설립했고, 4천4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4만4천㎡ 부지에 건축 연면적 21만2천㎡ 3개동 규모의 매머드급 상가건물을 2008년 12월 준공했다.

서울 코엑스몰(11만9천㎡)의 2배에 달하는 초대형 상가건물은 그러나 준공 이후 미분양과 미입주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난 6월 현재 전체 상가 1천378실 가운데 923실(67%)만 분양됐을 뿐 455실은 9년째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쥬네브 3개 동 가운데 선월드는 976실 중 257실(26%), 문월드는 202실 중 99실(49%), 스타월드는 200실 중 99실(49%)이 미분양이다. 상가 공실률은 30% 선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서 1천45억원의 토지비가 체납돼 LH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할 처지다.

처음에는 지분 19%를 가졌던 LH는 사업을 탈퇴한 포스코건설 등의 지분까지 넘겨받아 44%의 지분을 갖게 됐다. LH는 손실 최소화를 위해 미분양상가를 신탁하고 상가활성화를 통한 채권 회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쥬네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준공 9년째, 좀비가 된 쥬네브의 참담한 현실은 LH의 과욕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 5만명 수용도 벅찬 동백지구에 삼성동 코엑스몰의 2배에 달하는 광역 상업시설은 애당초 무리수였다는 비판이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상업용지를 과다 책정하고 SPC까지 참여한 LH는 숱한 서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한 채 퇴로를 모색하고 있다. LH는 올해 국감에서 파산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 주민 피해와 공사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막장 드라마의 파국을 예고한 것이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