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선
경기만 영흥도 섬업벌 부근 난파선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왼쪽 사진)과 황칠(黃漆). /경기문화재단 제공

2010년 옹진군 인근 해역서 발견
수중 발굴 전용인양선 최초 투입
품질 높은 도료 '황칠' 발굴 눈길
매장문화재 발견 신고 가치 확인


지난 2007년 한 어부가 주꾸미를 낚아 올렸는데, 흥미롭게도 주꾸미의 빨판에 청자대접이 붙어 올라왔다. 이에 어부는 관련기관에 문화재 발견 신고를 했고, 다음 해인 2008년 고려청자가 인양된 충청남도 태안 마도 및 대섬 일대에 대한 수중발굴이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나주, 해남, 장흥 등지에서 거둔 곡물과 강진의 청자를 싣고 가다 1208년에 난파된 배의 잔해와 함께, 청자·도기류·목간·곡물·젓갈·닻돌 등 다양한 유물이 발굴되었는데, 그 중에는 청자매병을 비롯한 최상품의 청자들도 다수 있었다.

당시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매장문화재 발견신고자에 대한 보상은 직접 발견한 유물에 대해서만 지급되었다. 만약 홍길동이 자기 밭에서 신라시대 토기 5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계기로 그 주변에 발굴이 이루어져 다른 유물이 500점 출토되었다 해도 홍길동은 신고한 5점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아야 했고, 그 상한액도 2천만원으로 한정됐다.

이런 규정 때문에 '주꾸미가 걷어올린 고려청자'를 신고했던 어부에게 문화재청이 줄 수 있는 포상금은 2천만 원을 넘을 수 없었다. 그의 신고로 인해 고려청자가 1만여 점이나 출토되었고, 그 값어치가 200억~300억원 정도인 데에 비하면 너무나 약소했다. 이에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했고, 그 결과 문화재청은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발견신고품에 대한 보상금 이외에 일종의 보너스격인 포상금을 지급키로 했으며, 지급 최고 한도액을 2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래서 그 어부는 국가로부터 1억 원의 보상을 받았다.

몇 년이 흘러 2010년, 옹진군 영흥면 섬업벌 인근 해역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두 사람이 청자대접 4점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 중 윤모씨는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고객 중에 고고학자가 있어서 그에게 발견 유물의 처리 문제를 의논했다. 유물을 처음 접한 고고학자는 4점의 청자가 포개진 상태였다는 이야기들 듣고서는 바로 난파선의 유물일 것이라 직감하고 발견신고의 절차를 알려주는가 하면, 수중발굴전문기관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도 별도로 발견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중 발굴 전용인양선이 투입되어 조사가 진행됐다. 발굴 결과, 통일신라시대의 고대목선과 그 내부에서 황칠(黃漆)일 가능성이 높은 도료와 쇠솥 등을 발견하고 선박 주변에서 고려자기 600여 점을 수습하였다.

이후 영흥선(靈興船)으로 불리는 이 난파선은 해양에서 발굴된 최초의 통일신라시대 선박이라는 사실만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중국에도 알려질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던 황칠의 발견은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과적으로 관심 어린 신고로 국가적으로 유익한 문화자산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 발견되었지만, 영흥선 발굴에서는 최상품의 도자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학술적 가치는 높았지만 재화적 가치는 낮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포상금 1천만 원이 확정되어 발견신고자 2명에게 각각 500만 원씩 지급되었다. 참고로 남의 토지에서 문화재를 발견해 신고할 경우에는 발견자는 포상금의 50%만을 받고 나머지는 토지 소유자에게 지급된다.

우연히 문화재를 발견하면 마땅히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호기심에 주변을 파서도 안 되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법으로 정한 기한 즉 7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발견 유물을 기념품으로 삼기 위하여 집안에 두거나 골동품으로 팔기 위해 인사동 등으로 가져가서도 안 된다. 물론 일반인이 골동품업자를 상대로 제값을 받기도 사실상 어렵다.

만약 매장문화재를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고 은닉 또는 처분하거나 현상을 변경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니 발견 즉시 시·군의 문화재 담당 부서나 문화재청에 바로 신고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무지와 탐욕으로 패가망신하기보다는 안전하고 확실한 길을 택함이 현명하겠다. 운 좋으면 돈과 명예 모두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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