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영혼 위로
일산호수공원앞 도심서 전통의식
시 향토문화재 58호 보존회 주관
일산호수공원 앞 도심 한가운데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달래는 엄숙한 전통의식이 거행됐다.
고양시는 지난 22일 저녁 일산동구에 위치한 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제9회 고양상여·회다지소리 정기공연 '바람의 소리'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행사는 고양시향토무형문화재 제58호인 고양 선공감 김감역(役) 상여회다지 소리 보존회가 주관했다.
선공감이란 고려~조선시대에 토목과 건축 등을 담당했던 관서로, 김감은 옛 고양군 송포면 대화리(현 송포리) 일대에 집성촌을 이룬 김녕김씨 충의공파가 맡았던 관직을 뜻한다.
충의공파 송포 종친회는 고증을 통해 상여소리와 회다지소리를 원형대로 복원하고 매년 정기공연을 열어왔다.
대화동에서 5천년 전 가와지볍씨가 발견되는 등 일찍이 농경이 발달한 고양시에는 조선시대 유학중심사회가 결합해 독특한 장례문화가 형성됐으며, 고양상여·회다지소리는 발인에서부터 출상·상여놀리기·회방아소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동작과 가사로 심금을 울린다.
올해 공연은 고양지역 전통 장례의식을 연계해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자는 취지로 기획, 전통무용과 민요를 비롯해 위안부 넋을 기리는 독축과 상여소리 등을 펼쳐 주말 호수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는 이날 공연이 역대 보존회 정기공연 가운데 가장 수준이 높았다고 평했다.
김우규 보존회장은 "향토문화재인 상여소리를 통해 억울함을 위로받지 못하고 고인이 되신 할머니들의 넋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성 시장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일본정부의 성의 있는 자세와 사과를 104만 고양시민을 대표해 촉구하는 바이고, 어르신들의 명예가 회복되는 날이 이른 시일 안에 오길 바란다"며 고양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