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2천여명 삶터 성생공단 '대부'
샬롬의집 운영 노동권·인권운동 나서
임금체불 적극 해결 노·사 신뢰 쌓아
현재 600명의 외국인노동자와 그 가족 등 이주민 2천여명의 삶 터인 성생공단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모여든 동남아 외국인근로자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전의 공단은 실상 음주와 폭행, 도박과 마약으로 얼룩져 치외법권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에서 피부색 다른 노동자들의 인권이란 배부른 소리일 뿐이었다.
그런 성생공단이 바뀌게 된 것은 한 사람의 인권운동 덕이었다. 이 신부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쉼터인 샬롬의 집과 외국인복지센터를 세워 운영하면서 그들의 인권·노동권의 문제에 적극 개입했다.
이 신부는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음주와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 중재에 나섰다. 이국땅에서 병을 앓거나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노동자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돕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특히 다른 공단과 달리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체불문제 해결은 이 공단의 자랑거리다. 한 이주노동자는 "성생가구단지에서는 임금체불을 하지 않는다. 업주들도 이 신부를 믿고 모두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간다"고 말했다.
이 신부의 존재가 이해관계가 다른 양측의 신뢰 연결고리인 것이다.
이 신부가 거주하는 '성생마을'은 1960년대 성공회가 한센병 환자들이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마련해 준 곳이다. 이 신부는 1990년 한센인들을 돌보기 위해 이곳에 부임했다. 그러다 공단이 들어서고 외국인노동자들이 유입돼 영어로 미사를 집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알게 된 것이다.
이 신부가 관장으로 있는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에서는 외국인근로자들의 고용·인권·이혼·국적취득 등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어 교육을 비롯한 직업능력개발교육, 거주지 환경개선사업, 통합보육지원센터 의료상담과 무료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의 과거·현재를 이끌어온 이 신부는 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난 4월 방글라데시에 친교센터를 설립해 현지에서 한국어교실과 한국현지 생활에 대한 강의, 이주노동자 가정방문과 상담, 무료이동건강검진, 환경미화 캠페인, 행복한 도시락 배달사업, 컴퓨터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이 귀국 후 탈이 없도록 애프터서비스 지원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