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경기운영 유도 '성공적'
매 경기 더 치열해져 '골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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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하 해설위원
K리그는 2016시즌이 시작되기 전, 순위 선정 방식에 변화를 줬다. 기존 승점-골득실-다득점 순으로 결정되던 틀을 바꿔 득점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승점-다득점-골득실 순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이는 각 팀에 더욱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강조, 침체기에 있던 경기당 득점 숫자를 끌어올리려는 고육책이었다. 단순 셈법으로 1-0 패배보다 10-1 패배가 더 낫다는 이 제도는 공·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스포츠의 기본 상식을 뒤엎는 세계에 유례없는 순위 산정 방식이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시즌 전 이런 제도 변화에 큰 흥미를 갖지 않았다. 매 경기 상대와의 싸움에서 따내는 승점이 중요하지, 득점 수가 희비를 가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순위 결정 방식 변화는 옳은 결정이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프로축구연맹이 결정한 이 순위 결정 방식 변경은 성공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앞으로 누적 표본이 조금 더 생겨야겠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2015년 K리그 클래식 경기당 평균 득점은 2.39골이었다.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기 이전인 33라운드까지는 경기당 2.42골이 터졌고 2014년은 경기당 2.22골로 득점 가뭄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36라운드 현재 경기당 2.73골로 지난 시즌 36라운드보다 무려 28골(경기당 0.34골)이 증가했다. 스플릿 이전까지는 경기당 2.71골로 오히려 상·하위 스플릿이 시작되고 더 많은 득점이 나오고 있다. 각 팀 간의 승점 차이가 적어 1골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음을 느낀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선두 경쟁 그리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강등 싸움도 1골에서 결판 날 가능성이 크다.

우승을 놓고 다투는 전북과 서울은 36라운드까지 나란히 승점 64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다득점에선 전북이 3골 앞서는 데 주중 경기인 37라운드를 모두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결승전처럼 치러질 마지막 38라운드의 변수도 바로 이 수치다. 다득점에서 앞서는 쪽이 무승부만 기록해도 우승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지기 때문. 우승뿐 아니라 강등권 역시 1골에 운명을 걸 확률이 높다. 자동 강등 가능성이 있거나 혹은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9위 성남FC부터 12위 수원FC까지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다득점 결판이다.

후반기 고군분투에도 순위표 가장 아래쪽에 있는 수원FC는 이 다득점 경쟁에서도 가장 불리한 처지다. 10위 포항 스틸러스와 11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수원FC가 전승을 기록하면 승점 42점으로 세 팀이 동률을 이루는데, 그때는 바로 다득점이 K리그 클래식 잔류를 결정짓게 된다. 결국 1골 싸움에서 최종 순위가 갈릴 공산이 크다. 1골에 숨 막히는 승부라는 메시지가 딱 들어맞는 시기다.

/박찬하 해설위원

※위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