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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28)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SK는 켈리와 연봉 85만달러에 재계약 했다고 9일 밝혔다.

켈리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9승8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52개(리그 2위)의 성적을 냈다.

특히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는 20회는 물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 이하)는 리그 최다인 14회를 기록하는 등 KBO리그에서 최정상급의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타선 도움만 받았더라면 충분히 지난해(11승)에 이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켈리는 선발 투수의 최고 미덕인 '이닝 소화력'을 보였다. 올해 KBO리그에서 200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틴 투수는 켈리(200과 3분의1이닝)를 비롯해 헥터 노에시(206과 3분2이닝), 양현종(200과 3분의1이닝·이상 KIA 타이거즈) 밖에 없다.

켈리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재계약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켈리는 SK측의 성의에 곧바로 화답했다.

켈리는 재계약 후 "미국까지 와서 빠르게 계약을 추진한 구단의 성의에 감사하다"면서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것도 기쁜 일이고, 나를 믿어준 SK와 함께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SK는 만에 하나 FA 시장에 나온 좌완 에이스 김광현(28)과 켈리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반면, SK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유격수 헥터 고메즈(28)와 재계약에는 의문부호를 표시하고 있다.

고메즈는 남 주자니 아깝고, 데리고 있자니 못마땅해서 '계륵'으로 표현되고 있다.

제 몫을 해 고개를 끄덕이게 하다가 곧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로 할 말을 잃게 하는 행태가 시즌 내내 이어졌다.

타율 0.282(456타수 129안타) 21홈런 62타점 74득점 16도루로 수치로 보면 그럴 듯 하지만, 결정적 실책은 팀을 패배로 이끌었다. 그는 25개의 수비 실책을 저질러 전체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SK는 고메즈와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더 우수한 유격수를 물색 중이다. 왼손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와는 결별을 확정했다. 라라는 부진으로 방출된 투수 크리스 세든을 대신해 시즌 도중 영입됐지만, 팀 전력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17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승 6패 평균자책점 6.7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라라의 부진은 팀의 가을 야구 불발로 직결됐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사령탑을 지낸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해 '왕조 재건'을 노리는 SK로선 뛰어난 외국인 선수의 가세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