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제치고 美 대선 승리
사상 첫 부동산 재벌 대통령
美 제일주의·보호무역 주장
韓美 FTA 전면 재협상 예고
정부·정당 대책마련 들어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후보가 8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실시된 대선 투표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후보를 꺾고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9일 오후 10께(한국시간)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넘긴 288명을 확보해 대권을 거머쥐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57) 인디애나 주지사도 부통령에 함께 당선됐다.
개표 결과 트럼프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를 석권하는 등 경합 주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전통적인 우세 주를 대부분 지키는 등 비교적 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3조원의 자산가인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공직·군 경력이 없는 사람이 미 대통령이 된 것은 240년 미국사 최초의 일이다. 그는 다음 달 19일 각 주 선거인단의 투표, 내년 1월 6일 상원의 당선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1월 20일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미국 제일주의'를 대선 출사표로 내세운 선거기간 동안 더 이상 미국이 세계의 경찰노릇을 할 수 없다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장해왔던 터라 그의 당선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혀 한반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정당들은 외교·안보·경제를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정부도 '한미통상현안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미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통상정책을 전망하고 양국 간 이슈를 점검했다. 국내 경제단체들은 이날 미국과의 통상마찰심화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긴밀한 공조 속에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9일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00p(2.25%) 떨어진 1천958.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24.45p(3.92%) 떨어진 599.7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580선을 찍은 건 지난해 2월 10일(585.35)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김선회·김종화기자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