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 하루 만에 통화를 하고 다음 주에 전격 회담 일정을 잡는 등 발 빠른 정상외교 행보에 들어간 것은 선거 과정에서 돌출발언을 이어온 트럼프와의 관계구축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제기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탈, 일본측의 주일미군 주둔비 부담 문제, 북한 핵·미사일 공동 대응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공고한 미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뒷받침하는 불가결한 존재"라고 강조했다고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이 전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미일동맹을 평가한다"며 "미일관계는 탁월한 파트너십이다. 이 특별한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다"고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좋은 제안이다. 꼭 만나서 미일 양국에 긍정적인 논의를 하자"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초반 "트럼프류의 보기 드문 리더십으로 미국이 더 한층 위대한 나라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덕담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까지 총리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향후 몇년간 같이 일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통화는 일본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두 사람은 약 20분에 걸쳐 미일관계 강화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확정 직후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외교 담당 총리보좌관에게 오는 14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도록 지시하는 등 트럼프 정권과의 채널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 내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접촉하려면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나 측근들을 잘 아는 인사가 없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