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할인 판매 행사에서 일일 판매액이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었다.

알리바바는 '솽스이'(雙11·11월 11일) 행사로도 불리는 이번 행사가 진행된 11일 0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매출액이 1천207억 위안(20조6천7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 등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작년 912억 위안(15조5천678억 원)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증가율은 작년 60%보다 낮은 수준이다.

알리바바의 매출액은 행사 개시 52초 만에 10억 위안(약 1천698억 원)을 돌파해 작년 행사 때 72초보다 20초 빨랐으며 100억 위안(1조6천980억 원)을 넘어선 시점도 6분58초로 작년 12분28초보다 5분가량 빨랐다.

매출액은 오전 1시와 6시54분 각각 2013년과 2014년 행사 총매출액을 넘어섰고 오후 3시19분 작년 매출액마저 돌파했다.

이후로도 소비자의 주문이 꾸준히 늘어 오후 6시55분 1천억 위안(17조1천270억 원)을, 10시12분 1천111억 위안(19조28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구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행사에서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약 82%로 5건 중 4건을 차지했다. 모바일 상품 구매 비율은 2013년 14.8%에서 2014년 42.6%, 작년 68.7%로 꾸준히 높아졌고 올해 80%대로 진입했다.

알리바바가 할인쿠폰과 선물을 제공하는 증강현실 게임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쇼핑 체험, 시골 지역 2만 개 매장 설치, 스칼렛 요한슨과 데이비드 베컴 부부, 코비 브라이언트 등 유명인사 초청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이날 쇼핑에는 235개국 소비자가 참가했다.

의류와 스마트폰, 신발, 화장품 등이 많이 팔렸으며 샤오미와 화웨이, 하이얼, 나이키, 유니클로, 아디다스, 뉴밸런스, 갭 등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마이클 에번스 알리바바 사장은 세계적 브랜드 1만4천여 개가 판매에 참여해 총 거래량의 약 30%를 차지했다며 미국과 일본, 한국, 호주, 독일 상인들이 국경간 거래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마윈(馬雲·잭마) 알리바바 회장은 특정한 판매 목표를 주문하지 않았으며 매출이 약간 덜 빠르게 늘어날 때 더 안심된다며 이날이 행복, 즐거움을 위한 날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의 100만 개 이상 브랜드가 티몰(天猫·Tmall)을 통해 1천만 가지 상품을 판매했으며 경쟁사인 징둥(京東)닷컴을 통해서도 10만 개 이상의 브랜드가 할인 판매 행사에 참여했다.

광군제의 인기 상승은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중산층의 구매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컨설팅 기업 OC&C의 잭 청 컨설턴트는 늘어나는 중국 중산층이 일상 소비재에 지출을 줄여 외식이나 국제 패션 브랜드 등에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소비자들이 고급제품과 건강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현지 가게에서 찾을 수 없는 수입제품과 음료를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광군제 할인행사가 과소비를 부추기는 점과 배달 폭주에 따른 생필품 배송 지연 등 문제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광군제 할인행사는 티몰에 입주한 상인들이 2009년 11월 11일 광군제를 맞아 솔로들이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한 이후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