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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자의 길잡이'로 산 지 올해 24년을 맞은 김명달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 회장은 출소자가 사회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올해도 출소자 복지사업으로 누구보다 열정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함께 잘못 돌아보고 반성의 시간 갖게 돼… 남들과 똑같이 보고 격려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기반 큰 성과 부당 대우 등 사후관리 아쉬워

재범율 낮추기 '우리의 몫' 국가기관만으로 역부족 민간 후원 절실
보호관찰 청소년에도 관심… 장학기금 조성 멘토링 통해 복학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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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평생 그들(출소자들)과 함께 잘못을 돌아보고 매일 새로 일어서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소외된 이웃에 온정을 베푸는 손길도 바빠졌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인심에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의 정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복지의 그늘에 가려 사는 소외 이웃 중에는 출소자도 있다. 법이 내린 죗값을 치르긴 했지만, 교도소 담장 밖 세상은 냉정하기 만하다.

죄지은 자에게 복지가 '웬 말인가?' 하겠지만, 그들 중에는 도움의 손길이 절박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출소자의 재범률을 낮추는 것은 제도적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출소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선입견이 바뀌지 않는 한 범죄의 악순환은 끊기 힘들어 보인다.

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기관이다. 공단은 여러 민간 조직의 도움으로 움직인다. 그중 하나가 '보호위원연합회'로 출소자 사회복귀 지원에 뜻을 같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를 이끄는 사람은 김명달(55) 회장이다. 연말을 앞두고 출소자를 위한 각종 후원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보내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출소자들을 도우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매일 매일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진정 반성하게 하는 길은 우리가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이 출소자들의 인생 길잡이를 시작한 게 올해로 24년째다.

그의 손을 거쳐 간 출소자들에게 그는 '대부' 같은 존재다. 그들 중에는 이제 어엿한 기업 대표가 된 이도 있고 돈을 벌어 남을 돕는 이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그와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듬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과거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똑같이 보고 격려했던 게 전부입니다."

김 회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출소자의 자립에 관심을 쏟게 됐다. 직업을 알선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교도소와 힘을 모아 출소 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여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전부터 교정기관에서 논의는 있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드물었다. 당시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이를 강력하게 밀어 전국의 모범사례로 만들었다.

"출소자에게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입니다. 사회복귀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도 될 만큼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교도소 취업박람회를 보편화하고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 질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계를 갖춰야 하고 출소자의 특기와 적성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김 회장이 열정을 쏟은 교도소 취업박람회는 해가 갈수록 기업의 반응도 나아지고 있다. 초창기의 출소자 채용 기업이 주로 인력난이 심한 3D업종에 몰렸다면 최근에는 유통과 서비스업 등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출소자 채용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참여 기업을 찾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며 "인맥을 총동원할 정도였다"고 했다.

김 회장은 출소자의 취업지원에 아쉬운 점으로 사후관리를 들었다. 취업 후 이들이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기간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간혹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하고 참다 결국 그만두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취업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취업한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가끔 찾아와 어려운 점을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혼자 견디다 속된 말로 '사고를 치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들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관과 단체의 힘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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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우리 사회가 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24년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우리 사회에 던지는 뼈있는 지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멀리하면 할수록 범죄사회에 다가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출소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할수록 그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높아진다고 봅니다. 한 사회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데 그중의 하나가 관심입니다. 그들을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법무보호복지공단 등 국가기관에서 일부를 맡고 있긴 하지만 역부족이며 민간조직의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후원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출소자를 오랫동안 상대하다 보니 문득 '이들의 범법을 막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범죄예방에도 관심을 두게 됐고 특히 청소년의 범죄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요즈음 청소년 범죄가 성인 범죄 못지 않게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범죄 의식이 부족해 재범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복귀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법무부 의정부보호관찰소 특별법사랑위원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었다. 현재는 고문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 그는 보호관찰 청소년들을 위해 장학기금을 조성해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에게는 멘토링을 통해 복학을 돕고 있다.

그는 "어린 나이 탈선은 흔한 일이라며 가벼이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청소년 범죄는 성인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회복이 힘들어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김 회장의 이 같은 열정과 노력에 대해 수많은 표창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3년에 받은 '교정대상'은 김 회장이 기억에 남는 상으로 꼽았다. 그가 활동하는 의정부에서는 13년 만에 나온 수상자였다.

"표창도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게 하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꾸준히 돌봐온 출소자에게서 뜻밖의 좋은 소식이 날아왔을 때 그만큼 기쁨과 보람을 느낄 때도 없습니다. 늘 마음 한구석에 안타까움이 남던 출소자가 어느 날 제과점 사장이 되고 곰탕집 사장이 돼서 찾아와 줄 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

김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는 웨딩홀 예다움에서 올 연말에도 돌보는 출소자들과 함께 조촐한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사비를 들여 이곳에서 출소자들을 위한 합동결혼식과 연회도 열어줬다.

그는 "벌써 내년 일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며 "내년에는 몇 년 전부터 구상해온 출소자 지원사업을 꼭 시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귀띔했다.

글·사진/최재훈(의정부)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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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달 회장은?


-학력
▲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예방전문화과정 수료
▲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수료
▲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학 전공 석사 졸업

-주요 경력
▲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보호위원연합회 회장
▲ 법무부 법사랑위원 의정부연합보호관찰협의회 고문
▲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 취업지원협의회 고문
▲ 국민대학교 글로벌 스포츠학 경호보안학과 자문교수
▲ 주식회사 에이스시큐리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