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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연 영화평론가
얼굴을 알만한 감독도 배우도 없다. 감독과 배우는 낯설지만 형식의 다양성을 꾀하고 사회적인 감수성을 놓치지 않은 작품들로 충만하다. 올해로 42회를 맞는 '서울독립영화제' 얘기다.

1일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의 여정에 돌입하는 '서울독립영화제 2016'은 1천여 편의 응모작 중 30여 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상영한다. 상영관도 늘어났다. 기존 상영관인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3개관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가 더해져 행사 공간도 총 5개관 규모로 확대됐다.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 영화계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영화들을 아우르고 재조명하는 경쟁 독립 영화제로 1975년 한국 청소년 영화제로 출발해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 영화와 독립 영화계 전체를 결산하는 행사가 되었다.

흔히 '인디영화'라고도 하는 독립영화는 이윤 확보를 목표로 하는 상업영화와는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이다. 따라서 주제나 형식, 제작방식 등에서 차별화된다. 결국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독립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는 오히려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할수록 손해를 보는 처지이다. 문광부나 영진위 지원의 현행 지원시스템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전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의 독립과 거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독립보다는 자립을 모색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우리사회에서는 영화뿐 아니라 각종 예술 장르에서도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듯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것이 늘 중요하게 여겨진다.

정부정책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독립영화가 새로운 가치를 고민하고 참신한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독립영화제 2016이 이러한 고민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대연 영화평론가 (dupss@nate.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