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서포터즈
수원 삼성 서포터스.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

'그라운드 밖에서도 진풍경 연출한 FA컵 결승전'.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승자는 수원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3만5천37명이 들어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 10분 조나탄의 선제골이 터지자 그라운드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운동장 반대편을 가득 메운 수원 서포터스는 조나탄의 선제골에 열광했다. 수원 팬들은 원정 경기였지만 홈에서 경기를 하는 것처럼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고 첫 골이 터진 뒤 수원 선수들은 응원석 가까이에서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후반 30분 아드리아노의 추격 골과 후반 추가시간 윤승원의 역전 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상암은 들썩였다. 아쉬움과 환호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뒤섞였다. 수원 팬들은 '힘을 내라 수원'을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한 반면 서울 팬들은 골을 넣은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극적인 승리에 환호했다.

연장 전·후반이 끝난 뒤 이어진 승부차기도 10명의 선수들이 모두 키커로 나서면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관중들은 심판의 휘슬 소리가 울린 뒤 키커가 공을 찰 때까지 숨죽이며 지켜보다가도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하면 기쁨의 함성을 외쳤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10-9로 승리한 수원은 6년 만에 FA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수원 팬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경기장에서 응원가를 부르며 기뻐했다.

수원과 서울은 K리그 탄생부터 영원한 라이벌이었다.

서울의 전신인 안양LG시절부터 양 팀은 '지지대 더비'(수원시와 안양시의 경계에 위치한 국도 제1호선의 지지대 고개에서 유래됨)를 비롯, 대기업 전자팀의 대결, 유니폼의 물(파랑-삼성)과 불(빨강-LG), 서포터스 간의 대결 등 라이벌 구도를 이어오며 한국 축구 발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6년 국내 마지막 축구 경기인 슈퍼매치에 양 팀 선수들은 축구 팬들의 사랑을 등에 업고 멋진 경기로 보답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