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안에 머무르는 '복지병' 예방
지원 받는 만큼 교육 등 자기관리 요구
자활 성공집 장관 표창·타지역 강연도
"빈곤의 세습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의 근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의정부시 신곡1동 행정복지센터 사회서비스팀에서 근무하는 박상욱(44·사진·사회복지7급) 주무관의 생각이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전체 공무원 중 단 두 명뿐인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자격을 갖고 있을 만큼 우리 주변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박 주무관.
지난 1990년 소록도에 자원봉사를 함께 간 청각장애인이 소록도 주민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잊지 않고 박 주무관은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중증장애인복지시설과 복지관 등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 취약계층 주민들이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들의 자립을 돕는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지난 2000년 공직에 몸을 담았다.
10년이 넘도록 현장에서 우리 주변의 취약계층의 자립만을 위해 일해 온 박 주무관.
지난 2011년에는 그의 경험담을 묶은 '자활성공사례집'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박 주무관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는 '복지'라고 하면 취약계층을 위한 무조건적 지원을 떠올리지만 그들의 자립을 위해서는 의무 이행이 병행돼야 한다"며 "국가의 사회복지정책 안에서만 머무르려고 하는 '복지병'은 예산의 낭비는 물론 그들의 자활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런 그의 가치관 때문인지, 지원을 요구하는 취약계층 사이에서 박 주무관은 '왕언니'로 통한다. 지원을 하는 만큼 직업교육을 충실히 받을 것과 자기관리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탓이다.
이같은 그의 활발한 활동은 지역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복지부가 신규사회복지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은 물론 복지허브화 읍·면·동장 대상 강연까지, 복지부 아동정책자문위원과 복지허브화 정책자문위원 등 그의 사회복지 대상자의 '자립'을 위한 가치관 전파는 끝이 없다.
박상욱 주무관은 "도움이 절실한 곳에 적절한 지원과 그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병행할 때 진정한 복지국가가 완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의정부시의 사회복지정책이 더욱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정부/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