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에게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한 자원은 선발 투수와 3루수다. 또 FA(자유계약선수)로 남아있는 이진영과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1군 무대에 데뷔한 2년 동안 kt는 강한 선발 투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많은 이닝을 채워줘야 할 선발 투수가 부진해 불펜 투수들이 조기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t는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신생팀 프리미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실제로 올 시즌 kt는 트레비스 밴와트, 슈가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가 시즌 초반 1∼3선발을 맡았지만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밴와트는 6승 13패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했고, 마리몬과 피노는 각각 6승 4패(평균자책점 5.23)와 2승 3패(평균자책점 7.15)를 마크했다.
마리몬과 피노는 시즌 중반 조쉬 로위와 피어밴드로 각각 교체됐다. 하지만 로위(3승 6패·평균자책점 6.30)와 피어밴드(7승13패·평균자책점 4.45)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kt는 올 시즌 10승 이상을 따낸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해내지 못했다. 그나마 유망주로 꼽혔던 주권(6승8패)이 넥센을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kt는 내년 시즌부터 다른 팀들과 동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프리미엄이 없어진 상황에서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6년 시즌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이 돈 로치였다. 돈 로치는 kt와 총액 85만 달러(약 10억원)에 계약했다. 안정된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을 갖췄고 낙차 큰 변화구가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2년 간 kt가 외국인 투수에 투자한 가장 많은 금액이었고 kt는 돈 로치를 2선발 자원으로 못박았다.
하지만 돈 로치와 원·투 펀치로 활약할 투수는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kt는 어린 유망주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2년 간 1군 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양현종(KIA), 김광현(SK)과 같이 팀 내 토종 에이스로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강력한 1선발이 필요하다.
3루수 자원도 문제다. 그간 주전 3루수로 뛰었던 앤디 마르테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면서 kt의 3루수 자리도 물음표로 남았다. kt는 우선 FA 시장에 나와 있는 황재균(롯데 자이언츠)을 영입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만약 황재균이 kt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kt 타선은 지난 두 시즌보다 더욱 센 화력을 보유하게 된다.
황재균은 올 시즌 롯데에서 타율 0.335, 27홈런, 284타점을 기록해 중심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유한준, 외국인 선수 조니 모넬, 박경수, 황재균 등으로 짜이는 중심 타선은 여느 팀과 비교했을 때 부럽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황재균은 국내 리그보다는 메이저 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고, 국내 잔류 시 롯데와 경쟁도 남아있다. kt가 통 큰 투자를 약속했고 FA 시장에서 황재균 영입에 집중한 만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이다.
FA 시장에서 이진영과 계약도 kt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 kt 유니폼을 입은 이진영은 타율 0.332, 72타점, 10홈런을 기록했다. 올해 이진영은 1999년 쌍방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통산 두 번째로 많은 타점을 올린 시즌을 보냈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베테랑으로서 충분히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kt는 아직까지 이진영과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계약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