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101000731300035201
여자 복싱 국가대표 남은진(인천시청)이 11일 중국 광저우체육대학 체육관에서 연습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아이클릭아트

서인천고 수석 입학 공부도 '선수'
'복싱부 없던' 학교서 태극마크 달아
그해 亞선수권 동메달 실력 입증
오연지와 한솥밥 "든든한 동료들"

"우리나라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부터 인천시청 유니폼을 입고 링을 누빌 국가대표 여자 복서 남은진(27)이 소속 팀 선수들과 중국 광저우 전지훈련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목표인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이루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국내 여자 복서가 올림픽 무대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남은진이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면 우리나라 첫 사례가 된다.

인천에서 태어나 심곡초, 서곶중, 서인천고, 용인대를 졸업한 뒤 지난해까지 서귀포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한 남은진은 최근 인천시청과 계약하며 올해부터 고향팀에서 뛰게 됐다.

고교 재학 중에 태극마크를 단 남은진은 2011년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표 1진으로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오빠를 따라 체육관에 갔다가 복싱의 매력에 빠져서 꾸준히 운동했던 남은진은 고교 입학 때 수석 자리를 차지했을 정도로 공부 또한 잘했다.

서인천고에 복싱부가 없었기 때문에, 남은진은 고교 2학년 때까지 학과 공부 모두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학원도 다니면서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체육관에서 훈련했다.

고교 3학년 때인 2008년 복싱 선수로 진로를 확정한 후 오후 수업은 면제받을 수 있었던 남은진은 그해 첫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관련 학과가 있던 용인대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한 남은진은 2011년 대통령배 우승을 거머쥐면서 국가대표 1진으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9년 만에 고향 팀으로 돌아온 남은진은 고향에서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인천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감독님 이하 동료들도 너무 든든하다"면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디딤돌 삼아 2020년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은 "남은진은 오연지(인천시청)와 함께 우리나라 여자 복싱을 이끌 기둥이다. 두 선수가 함께 올림픽에 동반 출전해 여자 복싱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