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K리그 챌린지, 돌풍 예고하는 경기지역 구단

성남FC, 황의조등 앞세워 승격 절치부심
수원FC, 조덕제 재신임 막공 시즌2 예고
부천FC, 공격 강화 집중 '전통강호' 입증
FC안양, 유수현 등 영입 '조직력 극대화'
안산 그리너스 FC '신생팀 패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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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의 치열한 열전이 펼쳐질 2017 K리그 챌린지에서 경기지역 구단들의 성적은 어떻게 될까.

아직 시즌도 안된 상황에서 성적을 논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전통의 강팀 성남FC가 조금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성남과 지난해 1부에서 '깃발 라시코'를 펼친 수원FC도 안정된 전력을 유지해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부천FC와 FC안양도 지난해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으로 순위 싸움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첫 참가하는 안산 그리너스FC도 신생팀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팀 색깔로 축구판도의 변화를 이끌 예정이다. 올 시즌을 앞둔 경기지역 5개 구단의 전력을 살펴본다.

# 성남FC '썩어도 준치'

성남은 지난해 12월 박경훈 감독을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팀 리빌딩에 돌입했다. 지난해 김학범 감독이 리그 중반 갑작스럽게 감독직을 내려놓은 뒤 구상범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었지만, 구 감독 대행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팀을 떠났다. 대신 변성환 코치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결과는 '챌린지로 가라'는 성적표였다.

그래도 성남은 축구판에서 족보 있는 팀이다. 전신인 성남 일화 시절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팀이다. K리그(7회), FA컵(2회), 리그컵(3회), AFC 챔피언스리그(2회) 등 쟁쟁한 우승컵을 보유한 K리그의 자존심이었다.

이런 성남이 시민구단 전환 후 주춤했지만, 이번에는 박 감독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선수단 수습과 함께 팀 재건에 나섰다.

성남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기존 선수들의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일본 J리그 이적설'이 돌았던 황의조를 붙잡는 데 성공했고, 측면 공격수 김동희, 주전 골키퍼 김동준, 미드필더 안상현과 각각 재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 선수들을 묶어뒀다.

특히 성남 유스 출신으로 지난 4년간 성남에서 122경기를 소화한 성남 프렌차이즈 스타 황의조의 마음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또 성남은 인천 수비수 배승진, 안재준을 영입해 수비 라인을 강화했고, 대구에서 뛰었던 공격수 파울로, 제주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 자원인 김영신과 네코를 잇따라 데려와 공격력 강화에도 힘썼다. 미드필더 베테랑 오장은과 장은규, 골키퍼 양동원과 각각 계약하며 부족한 전력을 보강했다.

# 수원FC '산전수전, 이번에는 공중전'

수원FC 만큼 산전수전을 겪은 축구팀은 없을 것이다. 수원FC의 역사는 경기도체육대회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FC의 전신인 수원시청 선수들은 경기도체육대회 남일반부 축구 경기에 출전하며 밑바닥 실력을 닦은 뒤 2003년 내셔널리그 출전을 위해 수원시청 축구단을 창단했다.

이후 2010년 내셔널리그 통합 우승을 일군 수원시청은 2013년부터 K리그 2부리그인 챌린지에 출전하면서 팀 명을 수원FC로 바꿨고 2015년 마침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겨 클래식에 승격했다.

이런 힘든 과정을 겪은 수원FC는 2016년 시즌 클래식에서 수원 삼성과 '지역더비', 성남FC와 '깃발 라시코' 경쟁을 잇따라 벌이며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FC는 '막공'의 원조 조덕제 감독을 재신임했다. 조 감독은 6년째 팀을 맡게 되면서 자신의 색깔인 '막공 시즌 2'를 준비 중이다. 수원FC는 이번 시즌 새로운 용병 영입 없이 기존 선수들과 함께 가는 방향으로 전지훈련을 구상했다.

기대했던 오군지미와 가빌란을 떠나 보냈지만, 수비수 레이어와 블라단과 함께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공격수 브루스도 올 시즌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수원FC는 지난해 활약했던 김병오가 상주 상무에 입대했고 김종국과 김부관이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게 됐다. 여기에 시즌 중반 제주에서 임대됐던 권용현이 원소속 구단으로 돌아간 데다 골키퍼 이창근이 제주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런 부족한 부분은 알찬 영입으로 메웠다. 공격 부문에선 U-20, U-23 대표팀 출신의 백성동과 경남FC '에이스' 꼽혔던 송수영, 국가대표 출신 '레인 메이커' 서동현과 계약을 맺었다. 부르스와 함께 백성동과 송수영, 서동현의 영입은 지난 시즌 문제로 지적됐던 골 결정력 부재를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베테랑 미드필더 정훈, 강원FC의 승격을 이끌었던 중앙 수비수 이한샘도 팀의 전력 상승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FC
경인지역 구단들이 2017 K리그 챌린지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수원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성공시킨 수원F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부천FC '부천 본색'

부천FC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었다. 지난 1982년 12월 한국의 2번째 프로축구단으로 창단된 유공 코끼리가 프로축구 원년인 1983년부터 참가했고, 1997년 부천 SK로 활동하면서 부천종합운동장을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사용해 왔다.

이후 2006년부터 SK는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제주 유나이티드로 팀 명을 변경했고 현재까지 리그에 활동하고 있다.

이에 부천시민들은 부천축구클럽 창단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고, 2007년 12월 부천FC를 창단했다. 이듬해 K3리그에 참가한 부천은 2009년 구단 법인화 작업을 거친 뒤 2012년 부천FC 창단 가입신청서를 프로축구연맹에 제출, 챌린지 리그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전통의 팀인 부천은 지난해 정갑석 수석코치를 올해부터 감독직에 맡기며 팀 재건을 시작했다. 정 감독은 취임 후 '공격력 강화'에 집중했다. 전임 감독이 수비력에 공을 들여 조직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공격을 더해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 감독의 구상이다.

이에 부천은 지난 시즌 팀 핵심 공격수 바그닝요를 붙잡았다. 바그닝요는 38경기 1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부천의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특히 FA컵에서 포항과 전북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또 유소년 시절 득점왕이자 2014 U-19 챔피언십 대표로 뛰었던 김신과 체코 1부리그에서 뛰었던 보스니아 출신 해리스 하바와 계약했다. 하바는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통산 177경기 41골을 넣은 왼발 공격수다. 미드필더에선 조수철, 호제 가우슈, 안태현을, 수비 라인은 호주 출신 수비수 안토니 골렉, 이재원 등을 영입했다.

# FC안양 '축구 1번가의 부활'

FC안양도 부천FC와 비슷한 역사를 겪었다.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가 안양 땅에서 축구 열풍을 일으키며 '축구 자존심'을 세웠지만, 2004년 2월 연고지 이전을 서울로 확정함에 따라 안양종합운동장에선 더이상 K리그를 볼 수 없게 됐다.

이에 안양시민들은 축구단 창단에 열을 올렸고, 2012년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및 지원 조례가 발의·가결되면서 2013년부터 K리그 챌린지 소속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안양의 목표는 축구 1번가의 부활이다.

안양도 올 시즌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선수 보강이 절실했다. 김종필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올 시즌을 맞이하는 안양은 코트디부아르 U-23 대표 출신 쿠아쿠를 영입했다. 지난해 충주에서 뛰었던 미디필더 쿠아쿠는 개인기술이 탁월해 중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안양은 유수현, 안진범, 김민균을 완전영입해 허리를 보강했고, 미드필더 최영훈, 수비수 김태호와도 재계약했다. 또 전남에서 활약했던 골키퍼 김민식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지난 시즌 주장으로 활약했던 안성빈과 재계약을 맺으면서 조직력을 극대화시켰다.

# 안산 그리너스FC '신생팀의 새바람'

경인지역 구단 가운데 가장 늦은 감이 있지만, 안산 그리너스FC도 무시 못할 팀이다.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어 전력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선수 대부분이 내셔널리그 절대 강자로 꼽혔던 울산 현대미포조선이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전혀 신생팀이라고 느낄 수 없는 대목이다.

안산은 4일 2017시즌 창단 첫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패기와 체력을 앞세워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흥실 감독 체제로 팀을 꾸린 안산은 베트남 올림픽 대표 출신 르엉을 영입했다. 르엉은 베트남 1부리그 팀인 KAGL 소속으로 뛰었는데 K리그 1호 선수인 쯔엉을 배출한 구단이기도 하다.

또 울산 현대미포조선 출신인 골키퍼 황성민, 수비수 박한수, 이인재, 송주호, 강태욱, 오윤석, 박경익(이상 수비수), 정현식, 유연승, 정경호(이상 미드필더), 한건용, 곽성찬(이상 공격수) 등도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외에도 491명이 지원한 공개테스트에 뽑힌 류현진(관동대), 서재범(동국대), 홍재훈(상지대), 유현규(홍익대) 등도 전력에 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