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회사 다니며 市워킹그룹 참여
일 하고픈 산단 만들기 '…Let 美 공장'
시작부터 '성공예감' 정부대회 대상 수상
수요자·환경 고려 '행복한 도시계획' 꿈
인천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이 지난해 행정자치부에서 주관한 성과공유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국민디자인단들이 총 382개 프로젝트 성과를 제출했는데, 그중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인천시 국민디자인단의 프로젝트는 '근로자가 웃는 행복한 일터! Let 美 공장'이다.
인천시 국민디자인단 김민주(27) 서비스디자이너는 "처음 프로젝트 이름을 지을 때부터 '아! 이건 성공하겠구나'하는 느낌이 왔다"며 "프로젝트명을 들으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디자인단은 시민·공무원·서비스디자이너(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공공서비스를 개발·개선하는 워킹그룹이다. 김민주씨와 같은 서비스디자이너는 공공서비스 개발·개선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씨는 인천에 있는 공공디자인 회사 (주)ANF에서 디자인팀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서비스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영국과 독일은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을 위한 방법론으로 서비스디자인을 많이 쓴다"며 "한국은 (서비스디자인) 도입기에 있다. 국민디자인단 운영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에 서비스디자인이 적용된 것 같다"고 했다.
주안국가산업단지를 무대로 한 'Let 美 공장' 프로젝트에선 ▲편하고 안전한 보행길 '디딤길' 조성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선정 ▲보육서비스 앱 '슝슝이' 개발 등 세 가지 결과물이 나왔다. 국민디자인단은 주안산단에 근로자 휴식공간인 디딤길(길이 410m, 벤치·쉼터·안전등 설치)을 조성했다.
또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를 만들어 입주기업들의 건물 외관 및 근로자 편의공간 개선을 유도했다. 보육서비스 앱 '슝슝이'는 현재 서비스개발과 시뮬레이션을 마친 상태다.
김씨는 "인천시에서 '산업단지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고, 일하고 싶은 행복한 산업단지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국민디자인단 구성원들이 현장 조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수요자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세련된 디자인보다는 수요자의 요구를 어떻게 디자인적으로 할지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했다.
국민디자인단과 직장 일을 병행하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는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디딤길을 이용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제 마음이 뿌듯했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올해에도 국민디자인단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올 3월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다. 그는 "개인(미술)에서 수요자(서비스디자인), 이제는 공공(환경)을 위한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졌다"며 "도시계획을 하는 것이 꿈이다. 수요자와 환경을 고려해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