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전국 31개 공공기관 청렴도 1위와 '0.01점差' 2위
격무 시달리는 '감사' 대상서 제외돼 성과 더 좋아질 것
임기내 고양에 '독립청사' 설립 북부관광 활성화 추진
"이제 공사가 자립기관으로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니 꼭 결실을 거둬야죠."
1위에 0.01점 뒤진 2위. 지난해 전국 31개 지방공사에 대해 실시한 '2015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경기관광공사가 받아든 성적표다. 경기도 내 기관 중에선 1위이니 자랑할 만한 성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기관광공사(이하 공사) 홍승표 사장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빠듯한 예산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꾸역꾸역 추진하려다 보니 관용폰도 없애고 관용차 유지비도 줄이며 운영비를 아낀 것이 외부엔 청렴함으로 비쳤다. 우연히 얻은 성과지만 직원들의 사기와 자부심이 높아졌음은 당연지사다.
홍 사장은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도 물론 기쁘지만, 좋은 평가로 인해 올해는 기관 감사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가장 기쁘다"며 "보통 감사기간 동안엔 직원들이 일주일 가량 말 못할 격무에 시달리는데, 그 부담에서 해방되니 업무 의욕도 늘어나고 그만큼 성과도 좋아질 것 같다"고 흡족하게 말했다.
공사의 지난해는 참 바빴다. 임진각관광지 확대 조성사업에 대한 인허가를 완료해 2023년까지 247억원을 임진각 일대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DMZ를 국내 여행의 랜드마크로 발전시킬 기틀을 마련했다. DMZ 생태관광센터 등 신규 관광지도 마련됐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연계된 관광코스도 새로 개발했다.
그러나 홍 사장은 이런 사업들 모두를 준비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에 구애받지 않고 공사로서 독립적인 역할과 계획을 수행해 나갈 하나의 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공사가 출범한 지 어느덧 15년이 지났지만, 아직 독립성이 부족해 스스로 사업을 계획하고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뒤따르는 부분이 많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공사 자립은 임기 내 가장 큰 프로젝트이자 꼭 이뤄내기로 다짐한 소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고양 한류월드 부지를 활용할 독립청사 설립계획이다. 청사가 마련되면 경기북부관광 활성화를 위한 선두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잔여부지에 비즈니스 호텔을 세워 공사 예산독립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나대지로 남아있던 수원 영화동 공사 소유부지를 도시재생사업에 투입해 문화관광 인프라로 삼을 계획도 세워뒀다.
홍 사장은 "지역을 관광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선 행정, 의회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는 필수적이나, 필요한 사업을 적재적소에 실행하기 위해선 청사가 자본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수월하게 이뤄진다면 공사는 이제껏 겪지 못한 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신년을 맞아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비록 나는 임명된 사장이지만 향후 공사가 자립 기관으로 거듭나면 공사 임직원이 사장으로 진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이제껏 잘 해온 만큼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앞으로도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