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인프라 집중 해소 타지역이탈 최소화
정조대왕 능행차 코스 '융건릉'까지 복원 목표
화성행궁 미디어파사드 접목 '야경 업그레이드'
"모든 시민들이 고르게 문화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문화재단 대표의 소임이죠."
부임 2년 차를 맞은 김승국(사진) 수원문화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의 소신이다. 지난 한 해가 기존에 세워진 사업을 이행하며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시작부터 끝까지 평가자가 아닌 수원 문화행정 현장의 장으로서 김 대표의 소신과 철학을 증명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시험의 해다.
수원 지역 문화행사가 화성 행궁 일대를 중심으로 과잉 집중됐다는 점은 그가 오랫동안 가졌던 문제의식의 하나다. 권선구와 광교 신도시 일대는 인구 수에 비해 부족한 문화 인프라로 혜택을 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호매실, 광교 등 신도시 사람들이 문화행사를 보기 위해 서울로 나가는 것은 지역문화계의 비극"이라며 "양질의 공연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재단의 책임이다. 문화 인프라가 좀 더 확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사업으로는 단연 52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240여억 원의 경제수익을 올린 '수원화성문화제'를 꼽았다.
개·폐막연과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 행사 하나하나가 만족감을 줬다. '도전한국인운동본부 2016 자치단체 10대 축제', '2016 문광부 문화관광축제' 등에 선정되며 우수한 외부평가를 받은 것도 김 대표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그러나 사상 최초로 정조대왕 능행차를 공동 재현해 47.6㎞에 이르는 능행길을 복원했음에도, 이 행렬이 정조대왕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혀있는 융건릉까지 닿지 못한 것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는 "능행차라 이름 붙여졌음에도 능에 가질 못했으니 성공적 축제를 치르고도 반쪽짜리 행사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추진될 재현행사에는 반드시 행렬이 융건릉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수원 문화행사의 키워드를 '야경'으로 꼽았다. 밤의 화성행궁 풍경에 미디어 파사드를 접목해 경복궁 야간개장에 뒤지지 않는 야경을 조성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채색본 발견을 통해 정밀재현된 정리의궤의 내용이 빛과 함께 궁궐에 펼쳐질 예정이다.
김 대표는 "화성 재인청 복원, SK아트리움 활성화와 문화 인프라 확충 등 하고 싶은 사업이 너무 많아 올해도 바쁘게 보내야 할 것 같다"며 "국정혼란과 경제난이 동시에 찾아와 사회 분위기가 썩 유쾌하지 않은데, 그런 삶에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을 웃게 하는 재단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사진/수원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