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kt 위즈 박경수
약속의 땅으로 김진욱(왼쪽) 감독과 주장 박경수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권·심재민·정성곤 등 선발 경쟁
'전역 복귀' 정현 3루수 자리 노려
남태혁·유민상·김동명 호시탐탐

김진욱 감독, 순위보다 재미 우선
주장 박경수 "최하위는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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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2017시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kt 선수단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떠났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1명과 선수단 46명으로 구성됐다.

kt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내부 선수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 시즌 가장 약했던 선발 투수 부문에서는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가 1·2선발 보직을 맡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kt는 돈 로치와 85만 달러(9억9천여만원)에 계약했다. kt는 그동안 영입한 외국 투수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돈 로치와 계약했다. 그만큼 돈 로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 로치는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하고 싱커,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정통파 투수다.

피어밴드는 KBO리그에서 3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지난해 kt에서 7승 13패 성적을 거둔 피어밴드는 긴 이닝 소화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누가 1선발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25일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김 감독은 "1·2선발이 누가 될지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스프링캠프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3∼5선발은 주권, 심재민, 정성곤, 박세진, 고영표 등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김 감독은 고영표가 선발 보직에 도전할 것임을 전했다.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인 고영표가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선발 구성에 힘을 받게 된다. 고영표는 주로 불펜 투수로 등판해 지난해 53경기 출전 2승 4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했다.

kt는 3루수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서 황재균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황재균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간 지난해 1군에서 꾸준하게 활약했던 심우준과 김연훈, 상무에서 복귀하는 정현, 부상에서 돌아온 박용근 등이 3루수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루수는 용병 조니 모넬이, 유격수와 2루수는 박기혁-박경수가 올해에도 키스톤 콤비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니 모넬은 부드러운 스윙과 안정된 타격 밸런스를 갖춘 중장거리 타자다. 90만 달러(약 10억5천만원)에 계약한 조니 모넬은 그간 kt가 계약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하지만 남태혁, 유민상, 김동명, 김선민 등 신진급 선수들도 경험과 실력을 쌓아가고 있어 기존 선수들도 방심은 금물이다.

외야 자원은 kt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이진영이 설 연휴 직전 FA(자유계약선수) 재계약으로 팀에 합류하면서 더욱 거센 경쟁이 예상된다.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등 베테랑 선수들과 오정복, 하준호, 전민수, 김태훈, 김사연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 전 공항에서 김 감독은 "순위나 숫자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재밌게 하다 보면 순위도 올라올 것이다. 선수들과 성향을 파악하고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김 감독은 "다양한 훈련 방법을 도입해 창의력을 극대화하겠다"며 "자신감도 있다"고 전했다.

주장 박경수도 "올해는 최하위에서 무조건 벗어나고 싶다"면서 "올해가 중요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하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