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성장 주역 '여성조합원 700여명'
60명 활동 홀몸어르신 목욕·배식등 헌신
매년 김장 기부 등 봉사의 일상화 '감동'
철마다 똑소리 나게 농산물을 생산하는 여성조합원 700여명은 김 조합장의 어깨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일산농협의 숨은 보석이다. 이들 중 60여명은 지난해 2월 '농가주부모임'이라는 봉사단체를 결성, 음으로 양으로 지역사회에 헌신하며 일산농협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있다.
일산농협 농가주부모임은 유미선(63) 회장과 최정순(60) 부회장, 한영순(58) 총무와 맏언니인 김달옥(65) 감사를 중심으로 사랑을 실천한다. 매월 한 번씩 노인공동생활가정을 방문해 목욕·식사를 지원하고,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노인복지센터에서 음식 장만과 설거지에 이르는 배식봉사에 나선다.
각자의 영농활동과 별개로 봄에는 다 같이 고구마를 심어 가을에 수확하고, 겨울이 오면 김장김치 500포기를 담가 소외계층과 나누는 등 봉사가 일상이 됐다.
유 회장은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풍산점의 개점 당시 참신한 판매 시도로 언론의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얼갈이와 노각, 시래기와 여주 등 땅에서 자란 것이라면 뭐든 일산 주민들의 식탁에 공급했다. 일산농협에 애정이 깊은 그는 농협 옛 봉사모임에 6년간 몸담은 경험을 살려 농가주부모임을 체계적으로 이끌고 있다.
다른 운영진도 일산농협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희생정신을 발휘한다. 농협대학교의 여성·주부대학을 수강하며 사과 따러 다니고 포도 봉지 씌우던 최 부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조합원이 됐다.
한 총무는 섬말다리(백석동)에서 나고 자란 일산 토박이다. 친정아버지가 일산농협 '벼 두 가마니' 창립 멤버로 집안 3대가 조합원이며, 친척 조합원만 20여명에 달한다. 김 감사에게 일산농협은 삼형제를 다 키워 내고 적적해지던 황혼을 따뜻하게 물들여준 곳이다.
올해 봉사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일산농협 본점을 찾은 농가주부모임 운영진은 "봉사는 우리가 뭘 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발전하고 얻는 게 많다"고 입을 모았다. 서로의 협동심을 확인하면 그렇게 즐거울 수 없고 봉사를 거듭할수록 개인이 발전하는 기분이 든다는 이들은 올봄 새로운 사랑 씨앗을 심을 생각에 소녀처럼 까르르 웃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