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7회 우승 영광 뒤안길
작년 '챌린지 강등' 뜻밖 충격
올 클래식 다이렉트 승격 목표
공격라인 전열정비 도약 채비
사기진작·관중몰이 '최우선'
지난 25일 오후 4시. 서현역 AK플라자 시계탑 광장에서 열린 '2017 성남FC출정식'에서 이석훈 구단 대표이사는 선수단을 대표해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역대K리그 우승컵을 7차례나 거머쥐었던 성남FC는 지난해 말 '챌린지 강등'이라는 최종 성적표가 나오자 큰 충격을 받았다. 선수단만이 아니라 팬과 지역사회 모두 겨우 내내 이 대표이사의 말처럼 춥고 어두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이날 출정식의 분위기는 '반전'이었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1층 광장은 물론 2층까지 가득 채우면서 선수와 감독이 소개될 때마다 불러준 이름이 백화점 건물을 울릴 정도였다.
자신을 김두현 선수의 팬이라고 소개한 박소현(36·여) 씨는 선수들이 소개될 때마다 팔짝팔짝 뛰며 "이번에 꼭 승격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성남FC '페친(페이스북 친구)'으로 일부러 출정식을 찾아 왔다고 덧붙였다.
2017년 프로축구 K리그를 앞둔 성남FC 선수들의 각오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올 시즌에 반드시 클래식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성남 FC의 첫 강등은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는 '이재명 성남 FC 구단주가 드리는 편지'를 통해 "챌린지 추락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어서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그러나 피해선 안 된다. 질타와 고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단주는 "K리그 클래식 재진입을 위한 험난한 장정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의회는 2017년 예산을 심의하면서 성남시의 성남FC 지원금 7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삭감하며 시민들의 허탈감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수원FC와의 깃발더비 등 각종 마케팅을 벌여 관중도 늘어나고 팬들의 관심도 높아져 '성남축구의 봄'을 기대했던 2016년은 성남 FC에게 천당과 지옥을 오고갔던 불운의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남 FC의 저력은 남아 있다. 성남 FC는 제주 FC에서 5년동안 감독을 하며 K리그 준우승까지 이끌었던 박경훈 교수(진주대)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팀 재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 선수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잔류를 결정하고, 골키퍼 김동준 선수도 재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호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다리오 비도시치(Dario Vidosic)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하면서 탄탄한 공격진을 구축했다.
클래식 다이렉트 승격은 챌린지 10개 팀 모두의 꿈이다. 특히 클래식 경험을 했던 팀이 5개에 달해 승격 전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챌린지에서는 선수의 이탈도 많고, 예산도 충분치 않아 다이렉트 승격이 그만큼 힘들다고 축구전문가들은 말한다.
2017년 클래식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삼은 성남 FC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선수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록 성남시의 예산지원이 삭감됐지만 선수들의 인건비는 물론이고 운영비는 줄이지 않기로 했다.
챌린지 강등에 따른 축구팬들의 실망으로 관중이 줄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성남 FC는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보다 많이 만들고, 지역밀착 활동을 통해 '까치군단'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이런 의지를 뒷받침하듯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된 이후 성남FC의 평균 관중은 2014년 3천700명에서 2015년 5천500명, 2016년 6천700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시즌권이 5천여장이 팔렸다.
또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축구가 예상돼 축구팬들은 좀 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강도높은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 성남 FC는 다음달 4일 부산과의 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올해 챌린지 리그에서 검은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성남/장철순·권순정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