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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시평생학습관 제공

시민주도 학습플랫폼 '누구나학교' 시니어 인생설계 '뭐라도학교'
강좌 800개·사업 아이디어 제공 호평 '유네스코 학습도시상' 영예


수원시평생학습관 로고
수원시는 지난 2005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말 '수원시평생학습관'을 개관했다. 이후 6년간 수원시평생학습관을 운영한 결과 수원시는 올해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로부터 '학습도시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한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수원시가 이처럼 유네스코로부터 인정받게 된 데는 타 지자체와 차별되는 '혁신'과 '창의'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현재 전국 각 기초단체별로 지역 평생학습관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평생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민의 평생학습을 책임진다는 다소 포괄적인 개념 속에서 대부분 '특정 강좌를 수강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차별성과 특색도 확보하지 못한 채 몰개성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는 이런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민간 '희망제작소'에 평생학습관의 운영을 위탁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했고 질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세계가 인정한 수원시평생학습관의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교육 철학을 살펴본다.

■누구나 선생님이 되는, 누구나 학생이 되는 '누구나학교'

=지난 2013년 큐레이터를 꿈꾸는 평범한 여고생은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미술사를 다른 이들에게 재미있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강의를 개설했다. 고등학생이 강사인 강좌는 예상외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심지어 머리가 희끗한 미술사 전문가도 해당 강좌를 수강했다.

그는 오히려 참신한 고등학생의 해석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배우는 사람만 성장하는 기존의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치는 상호 협동학습이 자연스레 이뤄진 것이다.

이외에도 예비기자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동생들을 위해 개설한 신문활용교육, 평범한 주부의 육아 경험 나누기 등 그간 '누구나학교'에서 진행된 강좌는 800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누구나 학교'는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학습 플랫폼'으로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업이다.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지식과 경험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는 출발점에서 시작돼, 지식·재능·경험·지혜 등을 나누고자 한다면 학력·연령·성별·소득·직업·피부색·자격여부에 상관없이 말 그대로 '누구나' 강좌를 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배움의 기회를 얻고 싶은 이 역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소소한 일상이나 재미를 나누고자 해도 상관없다. 누군가에게는 그 또한 필요로 하지만 다른 학습기관에서 미처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학교'에서는 그야말로 필요한 모든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는 셈이다.

또한 '누구나학교'는 보다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위해 이제는 '누구나학습마을'로 수원 곳곳에 번져있다. 배움의 장소가 평생학습관이 아닌, 동네 곳곳에 있도록 함으로써 배움의 정서적 문턱을 한층 낮췄다.

게다가 마을이라는 지역으로 깊게 들어오면서 참여자 간에 지식의 교환를 뛰어 넘어 지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까지 가능하게 됐다. 현재까지 매탄동, 조원동, 화서동 3개 마을에서 4천655명의 학습자들이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이 안에서 서로의 지식은 물론 지역의 다양한 현안까지 공유하고 있다.

■무엇이 됐든 해보자는 '뭐라도학교'

=쉽게 말해 '시니어'를 위한 학습 플랫폼이다. 100세 시대의 중장년 세대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벗들을 만나, 인생 후반에 제2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뭐라도 해보자는 것이 도입 취지다. 실제로 늘어난 수명에 비해 빨라진 정년은 삶의 축복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은퇴를 앞둔 이들의 절반 이상이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어떠한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바라보기에 따라, 이들은 사회적 부담이 아닌 사회적 자산일 수도 있다. 살아온 생애만큼 경험과 지혜를 지닌 존재들로서, 이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역동성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은 단순 일자리 창출이나 재취업, 창업교육을 넘어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니어들에게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 과정에서 시니어의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인생수업'을 시작했다. 이 인생수업을 마치면 '뭐라도학교'에 입문한다.

'뭐라도학교'에서는 그간 살아보며 자연스레 쌓아 온 자신들의 삶의 지혜와 경험을 강의로 기획하는 연습을 통해 시니어 대상 강좌를 스스로 기획하거나 강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학교 안팎으로 시니어들의 소통과 교류활동을 촉진하는 커뮤니티 사업, 지역사회의 욕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사업단을 구성한 뒤 컨설팅과 인큐베이팅센터 입주를 통해 본격 사업화를 돕는 사회공헌사업도 있다.

'노년의 삶을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도록 흩어져 있던 사진을 하나의 생애 영상앨범으로 제작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모인 시니어들이 스스로의 기획과 학습을 통해 '추억디자인연구소'라는 사업단을 구성,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일대일컴퓨터교실, 웰다잉사업단, 뭐라도학교카페협동조합 등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뭐라도학교'는 여럿 시니어의 모임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2016 대한민국평생학습대상'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대표사업이 됐다.

/이경진·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