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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비전기업협회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한 오현규 (주)KOREEL(코릴) 대표.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힘들 때일수록 서로 멘토·멘티 돼줘야
'불필요한 규제 발굴' 목소리 대변할 것
제2 고향 인천위해 좋은 일 많이 하고파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서 산업용 릴과 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주)KOREEL(코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현규(59) 대표는 최근 (사)인천시 비전기업협회 제3대 회장에 취임하는 자리에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회원사의 혁신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스테인리스 냄비를 만드는 이 업체는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로 현지 공장을 가동하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처했으나, 프레스 금형의 기발한 설계와 반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으로 생산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지난 6일 코릴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취임사에서 밝힌 회원사 대표는 생산라인이 있는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값이 싼 낡은 기계라도 찾아볼 생각으로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프레스 금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최근 자신의 공장에 적용한 프레스 금형 신기술을 누구나 와서 보고 벤치마킹해 가라고 하는 점에서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렇게 회원사끼리 '멘토·멘티'가 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비전기업협회장 재임 기간 최대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올해 경제도 몹시 어려울 것 같다"면서 "힘들 때일수록 서로 도와야 경쟁력을 높이고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장을 지낸 경험이 있어요. 단순한 친목 모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 아래 형식적인 행사는 과감히 없앴죠. 그러면서 정부 관계부처, 인천시, 중소기업청 등 기관이나 단체의 각종 지원사업 정보를 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로 회원사에 전파하는 데 힘써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경제단체가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당시는 꽤 획기적인 일이었죠." (웃음)

오 대표는 비전기업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손톱 밑 가시'처럼 경영 일선의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는 등 회원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에도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행정 관료들은 기업이 중요하다면서도 정작 산업현장에 관한 법과 현실이 많이 괴리돼 있는 것을 모르거나 알아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는 이들에게 '1일 사장'을 맡겨 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알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대표는 지난해 말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전라북도 남원이 고향이라는 그는 "모교 어린 후배들에게 컴퓨터를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기부를 해왔다"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인천을 위해 앞으로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