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는 팀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과 함께 올 시즌 왕조 재건을 노린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넥센 등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5승2패의 호성적을 올렸다. 이번 주 시작된 시범경기에선 롯데, NC를 상대로 각각 부산과 마산에서 원정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캔저스시티 로열스)와 일본 프로야구(니혼햄 파이터스)에 이어 KBO리그 사령탑까지 경험한 세계 유일의 야구인인 힐만 감독에 거는 기대는 크다. 특히 니혼햄을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끄는 등 성공적으로 아시아 야구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는 더욱 높다.
최근 이어지는 시범경기에서 힐만 감독은 야수들의 포지션 경쟁에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쟁 선수가 많다는 것은 팀에 좋은 것이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치열한 코너 외야수(좌익수와 우익수)의 경우 정진기, 정의윤, 한동민, 김동엽, 김재현 등이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타선에선 최정과 정의윤이 중심 타선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하반기에 좋지 않았던 정의윤이지만, 시즌 끝까지 출전을 감행했다. 지난해 붙박이 4번 타자로 한 시즌을 치른 정의윤의 경험은 이번 시즌 힐만 감독의 믿음과 함께 팀 공격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 쪽에선 힐만 감독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광현이 수술과 재활로 이탈한 가운데, 메릴 켈리와 올해 합류한 스캇 다이아몬드가 원투 펀치로 활약할 예정이다. 3선발은 윤희상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선발이 일찌감치 정해진 상황이지만, 4·5선발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힐만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4·5선발을 경쟁시키고 있다. 12경기 동안 4·5선발과 스윙맨(선발과 릴리프 겸업)을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단에선 4·5선발 후보로 박종훈, 김주한, 문승원, 김성민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박종훈은 선발 경험이 있어 가장 유리한 입장이지만, 다른 투수들도 스프링캠프에서 힐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바 있다. 4·5선발 후보들은 힐만 감독에게 낙점받기 위해선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9회를 책임져줘야 할 마무리 투수는 현재로선 기존 마무리인 박희수가 유력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다가 대표팀의 조기 탈락으로 소속팀에 합류한 박희수는 부산에서 불펜 피칭을 했으며, 주말에 열릴 광주 KIA 전에서 등판할 예정이다.
박희수는 WBC에서 등판하지 않아서 힐만 감독도 실전 모습을 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체크 후 스프링캠프 투수 MVP였던 서진용과 비교해서 마무리 투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서진용은 시범경기 개막전 롯데와 경기에서 9회 등판해 무실점으로 3-2 승리를 지켜낸 바 있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이 재미있게 열심히 하고 에너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기본기에 충실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사진=S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