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준1

10여년전 버려진 필름카메라 발견 계기
교육원 찾아가 공부… 잠·추위등 고돼
어려움속 소중한 '한컷' 담을때 기쁨 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아파트 휴지통에 버려진 필름 카메라로 사진에 입문한 오상준(68) 인천중구문화예술인협회 부회장(두손테크 대표)이 사진 공부 10년 만에 생애 첫 개인전을 연다.

'바람 같은 미얀마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한중문화관 본관 전시실에서 열릴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미얀마를 두 차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지난 10년간 사진을 공부하며 찍은 사진 등 4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그는 "사진을 고르고 프린트를 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진행하다 보니 떨리기보다 담담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관객이 내 작품을 어떻게 봐 주실지 궁금한 마음이 가장 크다"고 첫 개인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을 제외하면 사진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서울 태생인 그는 지난 1961년 부모님을 따라 인천에 자리 잡은 이후 여태껏 인천에 살고 있다. 구두도 만들어 팔아봤고, 네온간판을 만들어주는 광고업체도 운영했고, 건설업·음식점·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는 등 사진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양한 일을 해왔다.

그러다 10여 년 전 아파트 휴지통에서 버려져 있던 고장 난 미놀타 필름 카메라를 발견했다. 그가 사진에 입문하게 된 계기였다. 그는 그 길로 사진기 수리점을 찾아 고치고 선생님을 수소문해 기본기를 익혔다. 그걸로 모자라 중앙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사진과정을 2년 동안 다니며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사진이 시간·경제적 여유가 있는 한량들의 취미인 줄 알았는데, 막상 직접 겪어보니 시간과 체력 소모가 엄청난, 노동이 바탕이 되는 예술이었다"고 했다.

우리가 '달력 사진'이라고 폄훼하는 풍경사진 하나 찍는 것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30~40㎏ 무게의 장비를 들고 다니는 것은 기본, 같은 장소에 수십 번을 찾아와도 원하는 빛과 풍경을 얻을 수 없었다. 잠과 추위, 더위와 싸우는 것은 당연했고 부족한 자질을 탓하며 개인적인 좌절감과도 싸워야 했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소중한 '한 컷'을 담아냈을 때의 기쁨에 대해 그는 "월척을 건져 올렸을 때보다 몇 배는 더 짜릿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을 시작하기 전까지 낚시광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개인전에 대해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사진가'로 성장하는 중요한 계기로 만들고 싶다"며 "솔직한 감상평과 조언을 기다린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