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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부터 오른쪽으로 윤석화, 박정자, 김명곤, 조성하, 정진영, 조재현, 예지원, 문소리, 성지루. /커뮤니케이션북스 제공

한국 근현대 소설 100편을 연극배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됐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최근 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연극배우 100명이 한국 근현대 주요 중단편소설 100편을 낭독하는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본 프로젝트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사장·박정자), EBS(사장·우종범), 커뮤니케이션북스(대표·박영률)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출판과 연극과 라디오의 콜라보를 통해 근현대 한국문학을 재조명하고 귀로 읽는 새로운 독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기획이었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낭독 배우 섭외를, EBS는 녹음과 방송을,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작품 선정과 오디오북 제작을 맡았다.

연극 배우 박정자가 2014년 11월 첫 작품 '나는 사랑한다(김명순 作)'를 녹음했다. 이후 전무송, 이호재, 손숙 등 평생 무대를 지켜온 연극계 원로부터 최민식, 조재현, 안재욱, 송일국, 문성근, 문소리, 예지원 등 스크린과 TV의 스타들과 하성광, 배해선, 지현준, 이지하, 김지성, 신안진 등 대학로 샛별 신진 배우, 연극인의 가족들까지 참여했다.

전무송·전현아 부녀는 각각 '징 소리(문순태 作)'와 '중국인 거리(오정희 作)'를 읽었고, 신현종·전국향 부부는 임철우의 '사평역'을 함께 읽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양손프로젝트의 양종욱·손상규·양조아 세 배우가 난장이의 세 남매인 영수, 영호, 영희 역을 맡아 연기했다.

100편의 소설은 배우들의 목소리를 만나 더 생생하고 풍성해졌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연기하듯이 낭독했다. 김소희는 '무녀도'의 주인공 무녀의 비나리를 직접 소리로 불렀고, 이지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여섯 살 '옥희'가 빙의된 듯한 낭독을 들려준다.

오디오북은 2015년 5월 1차로 11편을 선보인 뒤 10여편씩 묶어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1일 11편을 출시하면서 10차에 걸친 2년여의 작업이 마무리됐다. 정확히 103명의 배우가 낭독에 참여했고, 낭독 시간 합계는 104시간 20분이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 100편은 카카오페이지, 오디언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다운로드 음원 가격은 작품당 990원이다. 향후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제공할 계획이다. 오디오북은 공공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에도 보급되고 있다.

낭독자 인세에 해당하는 오디오북 판매 수익금은 참여 배우 공동 명의로 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되어 연극인의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는 이 오디오북이 "근대를 통과하면서 읽어버린 우리 문학의 낭독성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스마트폰 세대에게 문학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