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절한 음 배분, 비극적 요소 표출
호른 김홍박과의 '협주'도 인상적
포스터 '부르크너' 오기는 옥의 티
인천시립교향악단(이하 인천시향)의 제362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7일 저녁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은 글리에르의 '호른 협주곡 B플랫장조'와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 E장조'로 꾸며졌다.
경인일보가 인천시향 50주년을 맞아 그 간의 레퍼토리를 분석했던 기사(2016년 6월 2일자 19면 보도)에 따르면, 브루크너의 작품이 인천시향의 메인 레퍼토리로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천시향의 정치용 예술감독은 지난해 부임 이후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인천 초연했으며, 올해 브루크너의 교향곡으로 인천의 음악팬들을 맞이한 것이다.
이번 연주회는 보다 다채로운 작품들을 접하고 싶어하는 지역 음악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또한,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 뿐만 아니라 후기 낭만주의 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인천시향이 안정적으로 연주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2015년 오슬로 필하모닉 호른 수석으로 선임된 김홍박이 협연한 글리에르의 협주곡에서 정 감독과 인천시향은 악기 간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독주자를 서포트했다.
적절한 타이밍의 제시부에 비해 발전부에서 오케스트라와 미묘하게 오차를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김홍박은 1악장의 카덴차를 비롯해 서정적인 2악장, 리드미컬한 3악장까지 안정적 연주와 음색으로 호른의 매력을 알려줬다.
특히 곡을 리드해 나가는 입장이었음에도, 요소요소에서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면서 '협주'의 의미를 일깨워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인천시향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에서 작품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주제를 제시하며 작곡가 특유의 색채를 표출하는 금관과 목관의 수연으로 청중을 즐겁게 했다. 정 감독과 인천시향은 1악장에서 안정적 앙상블 속에 작품을 주조했다.
악장 말미 악기군 간에 적절한 음 배분을 통해 구현한 스트레토(Stretto)는 이어질 악장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2악장 초반 저현에 바그너튜바의 음색이 다소 묻히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악장의 클라이맥스까지의 과정이나 이어진 총주 등 호른과 함께 목관 파트의 적절한 음색이 더해지면서 비극적 요소가 잘 표출됐다.
3악장 스케르초의 뒤집어진(?) 3박자는 연주하기 까다로운 부분인데, 정 감독과 인천시향은 적절한 악센트로 구현했으며, 4악장 코다를 앞두고는 약간 빠른 템포를 통해 극적 고양감을 부여하면서 연주를 끝냈다. 정 감독과 인천시향은 청중의 이어지는 커튼콜에 드뷔시 '달빛'의 관현악 버전을 들려줬다.
연주회 후 브루크너 작품의 정점에 올라 있으며, 후기 낭만주의 음악 가운데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교향곡 8번'을 정 감독과 인천시향이 연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한편, 이번 정기연주회의 '옥에 티'는 연주 외적인 부분에 있었다. 이날 로비에서 판매된 연주회 팸플릿에는 제대로 표기됐지만, 예술회관 외부의 공연 선전용 휘장과 회관 내부의 포스터에는 작곡가의 이름이 '부르크너'로 표기됐다.
Bruckner는 후기 낭만주의 시기의 위대한 작곡가이지만, Burckner는 아니다. 연주회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연단체 프런트들은 모든 부분에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