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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독 '작품 제작과정 함께' 약속
고전평론가 초청 '예습시간' 가져
"앞으로 꾸준히 볼 것" 관객 호응


"인천시립극단의 차기 작품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인천시립극단의 공연을 앞으로 꾸준히 챙겨 볼 생각이다."

"연출가 한 사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게 한 공연이었다."

"이것이 진정 내가 알던 인천시립극단의 배우와 감독이 내놓은 작품이 맞는지 보는 내내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일부터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연극 '열하일기만보'를 지난 12일 관람하고 극장을 빠져나오던 관객들의 반응이다.

1년 가까이 공석이던 인천시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강량원 연출가의 첫 공연이 성공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다.

적어도 이번 공연을 본 관객만큼은 시립극단이 인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공연을 올리는 날 다시 극장을 찾아줄 것이 분명했다.

'한 번 오면 계속 찾고 싶은 극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강 예술감독이 인천시민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그는 취임 초 가진 인터뷰(2016년 12월 21일자 16면 보도)에서 공약을 남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하고 명료했는데, 그 하나는 관객인 '모든 인천시민'을 제일 먼저 생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연을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린 관객까지 만족하게 하기는 어렵겠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나니 정작 크게 웃고 손뼉 치며 인상적인 '리액션'을 보냈던 관객은 오히려 나이 어린 친구들이었다.

그는 또 공공극단인 시립극단이 만들어내는 모든 작품은 모든 시민을 위한 '공공재'임을 잊지 않겠다며, 공연당일 갑작스레 연극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만들고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을 펼쳐 보이고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극단은 지난달 11일 극단 연습실 문을 활짝 열고 고미숙 고전평론가를 초청해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특강을 하고 작품을 미리 예습할 시간을 주며 약속을 지켰다.

이번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토대로 배삼식 작가가 쓴 희곡을 무대화했다. 작품은 연암이라는 말(馬) 한 마리가 갑자기 인간의 말(言)을 하며 벌어지는 한 마을의 '기이한 이야기'를 그리며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떠나라'고 강조했다.

시립극단 단원들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그동안 해 오던 연기 방식을 버리고 신체 행동이 위주가 되는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체력을 쏟았다고 한다. 강 예술감독 역시 '대학로 관객'을 타깃으로 한 '실험성'을 버리고 평범한 시민들에 집중했다.

각자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인천시립극단의 미래가 진심으로 기대된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