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장외발매소 백지화 파문
[安養]『아무리 칼자루를 쥐고 있다지만 해도 너무합니다. 농락당한 느낌이 들어 울분이 치밀어 오릅니다.』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해온 안양권역 장외발매소의 입지선정계획이 지역분열과 갈등의 골만 남긴채 전면 백지화돼 장외발매소 유치를 위해 노력했던 관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1일 안양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시의 추천 물건이) 연내 장외개설가능성 여부와 전세금에 대한 채권보전, 임대물건 활용도 및 고객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장외발매소 설치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됐다』고 통보해왔다. 마사회는 의왕시의 후보지도 역시 「부적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안양시와 의왕시는 안양권역 장외발매소를 서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왔고 이 때문에 지역 국회의원들간의 힘겨루기 양상마저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안양시의 경우 현대코아가 교통요충지인데다 하루 유동인구가 5만명에 달해 더할 수 없는 최적의 입지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유치전을 벌여왔다.
당초 건물주의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재개가 불투명한 것이 문제가 됐었지만 현재는 건물주의 노력과 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연내 장외개설문제를 포함한 거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된 상황이었다.
건물주와 시측은 한국마사회가 장외발매소의 연내개설여부를 문제삼자 근저당해지를 포함한 온갖 노력을 기울여 연내 개장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으며, 임대료가 비싸다고 문제삼자 임대료를 대폭 낮추겠다고 제의했고, 극장식(계단식)으로 된 층수의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층수 변경 용의를 밝히는 등 「눈물겨운」 유치활동을 벌여왔다.
당초 안양시는 지난해 12월 한국마사회가 장외발매소 입지장소로 내정한 안양 호계2동의 호계프라자 물건에 대해 교통대란 등을 이유로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 마사회의 당초 계획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한국마사회는 자존심을 훼손당했고 그 결과 안양시는 미운털이 박혔으며 이후 시와 건물주의 노력은 무의미한 행위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난 2월 안양 호계프라자의 입지장소 취소가 결정되자 뒤늦게 장외발매소 유치경쟁에 나선 의왕시도 행정절차 지원을 비롯 교통체증 해소방안 마련 등 각종 구체적인 지원책을 밝히며 「사활을 건 전투」를 벌여왔다.
결국 8개월 동안이나 지리하게 끌어왔던 장외발매소 유치문제는 자치단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앙금만을 남긴채 허망하게 마무리됐다./金重根기자·kjg@kyeongin.com
안양 장외발매소 백지화 파문
입력 1999-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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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6-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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