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대회 연속 사브르 단체전 정상
주장 윤희 따라 펜싱칼 잡은 민서
명문교 위상 지켜내고 싶은 유나
개인전 1위 지원 "스피드에 매력"
롤모델 김지연 방어후역습 몰두
"모두 국가대표가 돼서 국제무대에서 겨뤘으면 좋겠다."
26일 펜싱의 미래인 수원 구운중 펜싱장에서 만난 선수들이 입을 모았다. 구운중 펜싱부는 3학년인 김윤희, 권민서, 추유나, 2학년인 장지원, 김서영, 양수빈, 1학년인 김난희, 엄은서로 구성 되어 있다.
구운중은 지난 10일 전남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회장배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사브르에서 화순 제일중을 45-33으로 꺾고 2년만에 여중부 단체전 정상을 탈환했고 지난 18일에는 강원도 양구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중·고연맹회장배 전국펜싱대회 여중부 단체전 정상에 올라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 최강 전력임을 과시했다.
2개 대회 연속 전국 제패라는 큰 성과를 낸 선수들이기에 카리스마가 넘칠 것 같았지만 여느 청소년들과 같은 모습으로 반겼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다양한 성격의 선수들이 모여 있었지만 어색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주장 김윤희는 "지킬거는 지키고 배려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한다"며 "서로의 마음을 잘 이야기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민서는 "윤희와 유치원때부터 친구였는데 펜싱을 하면서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부러워 중학교때 친구따라 펜싱을 같이하게 됐다"고 고백했고, 추유나는 "계속 잘해서 구운중이 펜싱 명문학교라는 것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7살 때부터 7년동안 피아노를 쳤던 엄은서는 이경진 감독의 눈에 띄어 중학교때부터 펜싱선수로의 인생을 살게 됐다.
엄은서는 "언니들이 운동과 경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며 "딱 한번 후회한적 있었지만 펜싱의 매력에 이미 빠져있어서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2학년에 재학중인 장지원은 중고연맹회장배 사브르부문 단체전에서의 활약은 물론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장지원은 "사브르는 스피드 있는 종목이어서 좋다. 다른 종목에 비해 사브르에 여자가 없는 편이다.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종목으로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여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김지연을 하나같이 롤모델로 뽑은 선수들은 '경기 초반 빠른 발과 방어 후 역습'을 배우고 싶은 점으로 꼽았다.
구운중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돼서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한민국을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009년 구운중 펜싱부를 창단한 이경진 감독은 2011·2013·2015년에 정상으로 이끌며 펜싱계에 신흥 강호로 각인 시켰다.
이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만들기보단 인성이 갖춰진 선수가 먼저다"며 "선수들의 능력을 떠나 지도자의 소신과 조직력, 선·후배간의 믿음이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가는 게 강호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