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상·시장상등 훈격 높아
학생 50만 가족포함땐 100만
학부모·학교도 뜨거운 관심
해군 함정에 의장대 공연도


"1년 중 가장 큰 행사죠. 이 대회를 '메인'으로 준비한다고 보면 돼요."

인천 아이들에게 최초로 바다를 선사한 행사인 '바다그리기대회'. 대회가 열리는 5월은 지역 미술학원 입장에서 1년 중 가장 분주한 때로 꼽힌다. 해양수산부장관상, 교육부장관상, 인천광역시장상 등 시상 훈격이 높아 미술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은 3월부터 '몸풀기'를 시작한다.

학원마다 바다그리기대회 접수 포스터가 붙는 4월은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하는 시기다. 아이들은 평소 머릿속에 그려 왔던 바다 이미지를 수십 장의 도화지에 그려내며 미술 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1회부터 꾸준히 원생들이 참가했다는 주안 C&C 미술학원 이희주 원장은 "원생들과 학부모, 학교의 관심이 제일 높은 미술대회로, 지역 학원에서는 연중 이 행사를 가장 큰 대회로 여기고 준비한다고 보면 된다"며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미술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고등학생부터 가볍게 나가보고 싶어하는 초등학생까지 참가자 연령대도 다양한 행사"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참여한 학생 수만 50만여 명, 가족을 포함하면 100만 명이 훌쩍 넘는 바다그리기대회. 이렇게 높은 관심은 비단 높은 시상 훈격과 오래된 역사 때문만은 아니다. 인천 아이들에게 바다그리기대회는 평소 갈고 닦았던 미술 실력을 맘껏 뽐내는 날 그 이상의 의미가 되고 있다.

아이들은 대회에서 부모님과 함께 흰 도화지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추억을 쌓는다. 철조망과 항만 시설에 막혀 바다를 누리기 힘든 인천에서 가족이 삼삼오오 모여 '바다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바다그리기대회가 제공한다.

매년 펼쳐지는 다양한 부대 행사는 재미를 더한다. 평소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다가 이 대회에 개방하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는 지난해 해군 함정 공개행사, 해군 군복입고 사진찍기, 세종대왕함 함정모형 만들기 체험관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호응이 컸다.

송도국제캠핑장 행사장은 도심 속 '바다 캠핑' 공간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해군 의장대 공연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다. 이 밖에도 행사장마다 열리는 댄스팀의 축하 공연, 페이스페인팅 등 이벤트는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사한다.

외부에서 권위를 인정하지만, 누구나 참여해 그림을 그리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행사. 이런 이유로 인천지역 학생들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충청도 등 타 지역 학생들도 참여해 인천을 넘어 명실공히 전국을 대표하는 그리기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27일 열릴 바다그리기대회 역시 많은 아이들이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간직하는 풍성한 행사가 될 전망이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